"수술 없이 가슴 확대" 솔깃한 여대생, 시술 받았다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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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화면 캡처]

[앵커]

요즘 가슴 확대 수술을 받는 여성들 많습니다. 그런데 자기의 피를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소문난 한 수술법이 유행하면서 피해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대생 김모씨. 수술하지 않고 가슴을 커지게 할 수 있다는 말에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의 한 의원을 찾았습니다.

혈액에서 단백질을 뽑아 가슴에 주입하면 부작용없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사의 설명에 정씨는 오백여만 원을 내고 10회 시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고, 가슴에 통증이 심해 한달 전 병원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모씨/자가혈 유방성형 시술자 : 유선과 근육·혈관들이 필러랑 같이 뒤엉켜서 제거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가슴 조직 일부를 유방암 환자처럼 들어내야….]

정씨가 받은 건 '자가혈 필러' 시술.

피부 재생이나 손상된 연골 치료 등에 쓰지만 아직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근거 부족인 거죠.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근거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구나 한번에 100cc 가량의 필러가 필요한 가슴 확대술에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해당 의원을 찾아가보니 안전성을 강조하며 수술을 부추깁니다.

[A의원 직원 : 검증 받은 시술이기 때문에 저희가 시술행위를 하고 있겠죠. 안전성에 대해선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

시술한 의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A의원 원장 : 의사의 결정 하에서 하는 게 의료법 상 문제가 없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술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안상태/가톨릭대 의대 성형외과 교수 : 성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선 그걸 사용해서 학계에 보고를 낸 바가 없기 때문에 대량 필러 주입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낭종이라거나 감염이라거나 조직괴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성형 열풍을 이용한 의사의 얄팍한 상술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앵커]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는 위험한 시술인데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건가요?

[윤대현/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여성의 아름다움은 자기 만족을 넘어선 하나의 권력이죠. 그 파워에 집중하고 도박 같은 위험한 시술을 감행하죠, 그것이 반복되면 성형도 중독 증상을 보이죠.]

[앵커]

건강한 성형과 성형 중독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윤대현/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보통 성형 중독을 가지신 분은 끊임 없이 재수술을 요구하는데요, 중독의 특성 상 성형 후 잠시의 만족 이후 곧 내성이 생기며 금단 증상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런 경우 대부분 우울증 같은 정서 문제를 동반합니다.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성형 중독이 올 수 도 있는 것이죠, '가을인데 울적해요 제 얼굴을 완전히 재 튜닝하고 싶어요' 라 요구하는 분들도 있죠. 성형을 통해 자기 외모를 아름답게 하는 것 좋게 보는데요 그러나 정서적인 만족감을 소홀히 하게 되면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기 일쑤죠.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지 않는 법, 그것은 남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죠.]

[앵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까?

[윤대현/서울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 한 학자가 팜므파탈, 세상을 주무른 미의 여신들을 조사했더니, 진짜 외모가 미인이라기보다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자기 주관적인 아름다움에 강력한 자신감을 가진 여성들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관적인 확신에 도움이 된다면 객관적인 성형도 도움이 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내 스스로가 예쁘다는 주관적 미적 기준을 세우는 것이 진짜 미인으로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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