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만드는 기업, 높이 평가하는 환경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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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명박 대통령(앞모습 왼쪽 넷째)이 9일 벤처기업 출신으로 연매출 1000억원 이상까지 도달한 ‘1000억 벤처기업인’과 ‘예비 1000억 기업인’ 등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의 성공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000억 벤처인 80여 명, 예비 1000억 기업인 및 관계부처 장관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최승식 기자]

“지금의 삼성·현대도 예전엔 지금의 벤처기업과 다를 바 없었다.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1000억 벤처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반대하는 분위기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날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그런 점은 높이 평가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글로벌 시대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과 목표를 가져야 성공할 것”이라는 주문도 있었다.

 간담회는 한 시간가량 진행됐으며, 대한민국 벤처기업의 성장사를 담은 ‘벤처, 대한민국의 꿈’ 동영상 시청 시간에 이어 홍성민 에스에너지 대표, 기중현 연우 대표, 장경호 이녹스 대표가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장 대표는 다니던 직장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가면서 10년간 매달렸던 반도체 기술을 포기할 수 없어 창업한 경우다. 납품처를 찾지 못해 3년간 매출 없이 버티기도 했다. 장 대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소재 개발을 통한 위기 대응과 대외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는 “창업과 성장과정에서 가족이 겪었던 어려움을 배우자와의 편지를 통해 공개한 기중현 연우 대표의 발표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벤처 기업인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시간도 있었다. 경남서부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 지에스이 유석형 대표는 “지방소재 기업은 우수인력 확보가 제일 힘들다. 겨우 겨우 뽑아도 금방 나간다”며 “지방기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책을 마련해 보라”고 즉석에서 지시했다. 유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 비서관이 와서 ‘어떻게 도울 일이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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