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보고서 작성법

중앙일보

입력

체험보고서는 분야에 따라 목적과 경험이 잘 드러나도록 다양한 형태로 작성하면 좋다. 사진은 양정은(서울 신광초3)양과 어머니 여영실씨.

방학 동안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보고서를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난감한 부모들이 많다. 여영실(41·서울시 마포구)씨는 딸 양정은(초등 3)양과 여름방학 동안 자연사박물관 체험교실에 참가했다. 집에서는 쉽지 않은 과학 실험을 해 볼 수 있어 매년 참가하고 있다. 여씨는 “체험학습 보고서를 지금까진 크게 신경 써 오진 않았지만, 해마다 경험이 누적되는 만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중학생별 체험학습 보고서 작성법을 알아봤다.

중학생, 분야별로 형식 다르게=체험학습 보고서에는 핵심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쓴다. ‘무엇을 했는가’ ‘어디에 갔는가’ ‘어떤 계획을 세웠는가’ ‘어떤 활동을 했는가’가 잘 드러나도록 항목을 분류해서 보고서를 쓴다. 체험학습 분야에 따라 보고서 형태를 달리하면 좋다. 과학교실에 참여했다면 ‘실험 보고서’ 형태로 작성한다. 실험 방법과 과정을 상세히 적되 의문점과 개선점을 힘께 적어 실험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남긴다. 체험전시에 방문했다면 ‘탐방활동 보고서’가 적합하다. 체험·탐방활동 보고서를 통해 개인의 관심 분야에 대한 열정과 진취성이 드러나도록 한다. 과학체험전이나 인체신비전 등 방문한 전시의 입장권을 챙겨 보고서에 첨부하면 증명자료로 좋다.

 연구나 탐구대회에 출전했다면 ‘연구·탐구 보고서’를 만들어 연구 방법과 목적·내용·소감을 일목요연하게 작성한다. ‘탐구의 설계’ ‘탐구의 필요성과 목적’ ‘탐구 내용’‘탐구 결과’ ‘탐구 증빙자료’와 같이 큰 제목을 달고 탐구 순서에 따라 작성하면 좋다. 자신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참신함, 성실성이 강조되도록 한다. ‘동아리(클럽) 활동보고서’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열정을 증명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종류의 동아리에 참가하여 무슨 활동을 했는지 기록으로 남긴다. 활동 내용과 프로그램 진행 내용을 기입하고 활동에 대한 평가, 차기활동 계획을 작성한다. 방학 동안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더라도 보고서에 본인의 열정과 호기심이 묻어날 수 있도록 신경 쓴다.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은 고등학교까지 연계해서 쓸 수 있는 목록형 보고서를 만들어 본다. 활동사항이나 상장·수상경력을 써서 날짜순으로 정리해 둔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자료, 기록물을 시간순대로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쓴다. 건국대학교 미래 지식교육원 정철희 주임교수는 “체험학습 보고서는 대학 입학사정관제의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이야기가 있는 나’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자료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등학생, 사진·팸플릿 오려서=초등학생은 사진과 팸플릿 자료를 활용한 ‘체험앨범’형으로 보고서 작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특히 저학년은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체험학습 기록에 따분함을 느끼기 쉬운 만큼 체험앨범 보고서는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체험학습 장에서 찍은 사진과 팸플릿에 나온 전시장, 조형물 사진을 오려 앨범에 붙인다. 사진은 직사각형 형태로 붙이기보다 사람과 전시물의 실루엣을 따라 오려 붙이면 보고서 작성의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소감을 쓸 때는 단순히 느낀 점을 쓰기보단 무엇을 느꼈고 다음 기회엔 어떤 체험을 해 보고 싶은지를 쓰게 한다. 본인이 한 체험을 다른 친구에게 왜 추천하고 싶은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지를 적게 하면 좀 더 쉽게 보고서 작성을 유도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좋았던 내용과 나쁜 경험을 함께 적는 경험은 고학년이 되었을 때 자기주도학습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며 “반드시 성공 사례만을 체험학습 보고서에 적을 필요는 없다”고 귀띔했다.

<김슬기 기자 rooki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