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어린이날 특집〈오늘은 즐거운 날〉

중앙일보

입력

25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문예회관 앞 광장은 엄마 손을 붙잡고 온 어린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EBS의 어린이날 특집〈오늘은 즐거운 날〉의 공개방송이 있었기 때문. EBS의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MC와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방청객과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무대다. 기대감에 가득찬 눈빛의 아이들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빨리 공연장에 들여보내달라고 야단이었다.

30분여에 걸쳐 입장한 뒤, 자리를 잡은 부모와 아이들의 숫자는 어림잡아 3천여명. 아이들의 연령대는 3세에서 초등학교 4~5학년생까지 다양했다. 좌석이 부족해엄마 무릎에 앉아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서 불편해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뿡뿡이', '짜잔'형, '뚝딱이'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주세요. 그리고 바글바글긁어주세요. 옆에 사람과 가위, 바위, 보! 이긴 사람은 진 사람에게 '빠샤'. 다시가위, 바위, 보! 이긴 사람은 진 사람 겨드랑이를 간질간질. 헤헤헤" 이날〈딩동댕 유치원〉의 '동이언니' 김현수씨와 함께 사회를 본 '뚝딱이' 김종석씨가 먼저 무대로 나가 좌중을 휘어잡는다. 아이들을 앞에 두고 애교섞인 '멘트'를 던지는 그의 모습에서 어색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린이 프로그램 전문 연기자로 아이들과 함께 19년을 살아온 그에게 동심을 달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처럼보였다.

이어 어린이 프로그램의 MC와 캐릭터 인형 20여명과 아이들 20여명이 무대로 나와 〈딩동댕 유치원〉주제가에 맞춰 활기찬 율동을 펼쳤다. 자신들이 즐겨보던 캐릭터들이 무대로 쏟아져나오자 아이들은 너도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러댄다.

10여분에 걸친 율동을 끝내고 무대 뒤로 들어온 캐릭터 인형 속의 연기자들은가쁜 숨을 몰아쉬고,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다음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 어린이들로부터 해외파 '텔레토비'를 능가하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있는 '뿡뿡이'의 연기자 김영옥씨는 그래도 밝은 표정이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게 마냥 즐겁거든요. 같이 지내다보면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들한테 오히려 제가 배우는 것 같아요" 2시간여에 걸쳐 펼쳐진 이날 공연에서는 수시로 무대 안팎을 왔다갔다하는 캐릭터 인형들의 익살이 가장 큰 환호를 받았으며, 국립발레단, 볼쇼이 서커스단 등도함께 참여해 화려하게 무대를 수놓았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3살짜리 아이가 있는데,〈방귀대장 뿡뿡이〉를 녹화해서 하루종일 틀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며 "이런 무대가 종종주변에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한 정현숙PD는 "EBS가 어린이 프로그램을 연령대별로 세분화한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유아들의 경우 제 멋대로 하려고 들어 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된 내용은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전 8시 10분부터 55분간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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