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주민 괴질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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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리 섬 주민들이 수년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현기증.소화불량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난지도 주민 2백50여명은 "5~6년전부터 섬 주민 상당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두통과 어지럼증.속이 메스꺼운 증세 보건진료소 등을 찾고 있다. " 며 "특히 봄철 마을 앞 해상에 안개가 짙고 남서풍이 부는 날이면 매캐한 유독가스 냄새로 이 같은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고 주장했다.

또 청.장년층보다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증세가 더욱 심하고 일부 주민들은 식욕 부진으로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난지도 보건진료소 전준옥 (28.여)
소장은 "어린이의 경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많고 일부 주민은 자주 머리가 아프고 구토증세까지 보여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으나 별 원인을 찾지 못했다" 고 말했다.

마을 이장 박용수 (50)
씨는 "1990년대 초반 인근 서산시 대산읍에 석유화학공단 등 공업시설들이 속속 들어선 이후 풍요롭던 어장이 황폐화되고 주민들의 건강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따라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당진군 등은 최근 주민들을 상대로 실태와 원인조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강환경관리청은 이 일대에서 대기오염 실태를 조사중이다.

충남도 등은 이 지역 악취 정도와 오염원에 대한 정밀조사를 거쳐 대기 측정망 등의 설치를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난지도는 대난지도와 소난지도로 구성돼 있고 대난지도 주민 1백80여명은 최근 당진군에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이곳에서 4.5㎞정도 떨어진 주변에 삼성종합화학.현대석유화학.현대정유 등 대산공단이 들어서 있다.

당진 = 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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