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00마일 소년' 콜트 그리핀

중앙일보

입력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150명은 텍사스주의 작은 도시 마셜에 모여들었다.

그들의 표적은 마셜고등학교에 다니는 16살의 소년, 콜트 그리핀. '스쿨스포츠' 기자인 제프 굿맨은 그리핀이 100마일을 던진다는 말을 만우절 농담 쯤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카우트들 앞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98마일부터 시작한 그의 패스트볼은 채 1회를 지나지 않아 100마일에 도달했다.

193cm의 키와 90kg의 건장한 체구가 눈에 띄인 것은 그 다음이였다. 이 경기에서 그리핀은 135개의 공을 던져 5안타 6볼넷, 삼진 10개를 기록했다. 습기가 많은 날씨였음을 감안하다면 그의 투구는 매우 휼륭했다는 평가다.

이 경기를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가장 먼저 체중을 불릴 것을 요구했으며, 체계적인 훈련과 투구폼의 교정이 있다면 4-5마일 이상은 충분히 더 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년간 어린선수들을 지켜본 그들의 말 대로라면 그리핀은 18살엔 105마일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타자들에겐 악몽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그리핀을 지도한 많은 코치들은 최근의 아마추어 선수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탐욕에 대한 스카우트들의 우려에 대해 '그리핀은 단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고 행복해 하고 있으며 마운드에 서는것 자체를 즐긴다'는 말로 스카우트들의 질문을 일축했다.

그리핀은 지난 6번의 선발등판 43이닝동안 단지 12안타를 맞았으며 7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그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성장가능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것은 아니다. 지난 73년 텍사스 레인저스는 웨스터체스터고등학교 출신 '100마일 소년' 데이비드 클라이드를 전체 1번으로 지명한 바 있지만 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승 33패에 불과했다. 자신의 빠른 볼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은 순간의 실수로도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잃어버리기 쉽다.

지난 91년 뉴욕 양키스에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됐던 좌완투수 브라이언 테일러 역시 강력한 패스트볼을 구사했으나 휴가차 방문한 고향에서 싸움에 말려들어 어깨부상을 당한 후 두번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현재 그리핀의 진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루이지애나공과대학과, 그레이슨주니어칼리지 중에서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우트들의 말대로 2년후 그리핀이 105마일을 던질 수 있을 것인지, 클라이드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인지, 아직은 의문부호가 많은 16살의 소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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