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청바지샵에 청소년 떼강도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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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누디진’을 훔치기 위해 마일드랜드 편집매장에 침입한 10대 청소년들이 감시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유투브 캡쳐]

시카고에서 의류업소를 운영하는 한인이 10대 청소년 20여명에게 ‘플래시몹’ 피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28일 오후 시카고의 여피타운 중 하나인 워커팍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시카고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노스와 밀워키길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식당과 최고급 패션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많다.

이 곳에서 마일드랜드편집매장(Mildlend Supply Co.)을 운영하는 한인 루크 조(46·한국명 조관형) 사장은 10대 청소년들의 ‘플래시몹’ (Flash Mob) 난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

또한 ‘플래시몹’에 대해 911으로 신고를 했지만 한참이 지난 뒤에야 경찰이 출동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CBS를 비롯한 현지 주요 방송들도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루크 조 사장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0대 청소년들이 갑자기 매장을 우르르 몰려들어 왔다. 백인 청소년 한명을 빼고는 모두 흑인이었다. 15~16살 정도의 10대 중반으로 모였다”며 “청바지 중 ‘누디진’ 한 브랜드만 고르며 거칠게 행동했고 나와 직원들을 구석으로 몰았다”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단골손님들이 아니어서 순간 ‘플래시몹’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911에 신고한 뒤 밖에서 더 들어오려던 10여명의 10대 청소년이 더 못들어 오게 문을 잠그고 매장을 급히 빠져 나왔다”고 덧붙혔다.

마일드랜드 편집매장은 유명브랜드의 청바지를 비롯한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영화배우들이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청바지 ‘누디진’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뉴욕에만 전무누 매장을 두고 있는 ‘누디진’은 청바지 1벌에 평균 200달러이며 이번 청소년들의 난동으로 피해액은 약 3천달러 정도다.

‘플래시몹’으로 청바지를 훔친 청소년들은 이날 워커팍에서 매년 열리는 지역축제에 참가한 뒤 마일드랜드 편집매장에 침입한 것으로 시카고 경찰은 밝혔다.
매장 관계자는 “‘플래시몹’을 당하고 있다고 911으로 신고했지만 축제로 경찰이 현장에 가는 데 시간이 걸려 사건 발생 후 30분이 지나서야 경찰이 나타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웃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한 주인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한 두명이 들어와 물건을 훔치려는 경우는 있어도 ‘플래시몹’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토요일은 보통 6시에 문을 닫아 알지 못했다. 축제를 마친 청소년들이 군중 심리가 발동한 것 같다”며 걱정했다.

이날 10대 청소년들의 ‘플래시몹’ 난동은 마일드랜드 편집매장의 감시카메라에 모두 녹화됐으며 현재 유투브(www.youtube.com/watch?v=rNHVOuKiPQ8 혹은 제목: Flash Mob of Teens Steal $3K of Jeans in Wicker Park Store Chicag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 경찰은 ‘플래시몹’의 청소년들에 대한 제보(312-744-8290)를 당부했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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