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세 보여온 '보물선 관련주' 일제히 약세

중앙일보

입력

'보물선이냐 난파선이냐' .

최근 폭등세를 보여온 거래소의 삼애실업과 인터피온, 코스닥의 대아건설 등 이른바 '보물선 관련주' 들이 17일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보물선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삼애실업은 이날 6백50원(6.4%) 떨어진 9천5백원으로 장을 마감, 지난 3일간의 가파른 상한가 행진을 접었다.

삼애실업 우선주는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최근 삼애실업과 함께 보물선 발굴 컨소시엄을 구성한 인터피온도 3일간의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급락했다.

서해 태안반도 주변에서 별도로 보물선 탐사를 벌이고 있는 대아건설도 연이틀 상한가를 비롯한 3일간의 상승세에서 벗어나 하한가를 기록했다. 보물선의 실재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대박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난해 동아건설의 경우처럼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더욱 강했던 셈이다.

◇ 보물선 여부 확인 안돼〓이들 회사 관계자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에 수십억원을 투자하겠느냐" 면서도 "현 단계에서 보물을 직접 확인한 상태는 아니다" 고 밝히고 있다.

삼애실업은 지난 2월 말 보물선 탐사 자금 마련을 위해 우선주를 발행하며 유가증권 신고서를 통해 "남해 거문도와 전북 군산.부안 앞바다 등에서 침몰된 선박의 매장물을 발굴할 계획" 이라며 "시가 20조원 상당의 문화재급 유물과 금괴 20t이 실려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경제성이나 금괴의 실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터피온은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사업 목적에 '해저.지하 매장물의 탐사.인양' 등을 추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아건설은 "서해 태안반도 울도 부근 해저에서 청일전쟁 당시 침몰한 청나라 운송선 '고승호' 로 추정되는 선체를 발견했다" 며 "화물 인양보다 침몰선을 활용한 테마공원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최대 2천t의 보물이 실려 있을 것으로 본다" 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개인투자자 각별히 주의해야〓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테마를 이루고 있는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물선의 실재 여부를 떠나 주가가 투기적 매매로 교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애실업의 경우 17일 하루 발행 주식(1천1백30여만주)의 85%에 해당하는 9백42만여주가 거래됐다. 대주주 지분 등을 감안한 실제 회전율이 1백%가 넘어 단타 매매가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보물선 주가' 의 원조인 동아건설이 지난해 12월 동해 해저에서 금괴를 싣고 가던 러시아 군함을 발견했는 루머로 한달새 10배 이상 폭등하다 다시 70% 이상 폭락했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 관계자는 "보물선 관련 종목의 주가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이상 흐름이 발견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이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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