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 문제] 동화기업 소각장 증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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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인주면에 위치한 동화기업㈜이 하루 350t 처리 규모의 소각장(바이오매스 열 회수 시설) 증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사업부지 인근에 위치한 인주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업에 방해되고 건강 악화의 우려까지 있다며 24일부터 ‘등교 거부’ 투쟁까지 나섰다.

동화기업 소각장 증설사업은 낡은 소각시설을 증축하면서 하루 처리용량 94t의 소각로를 350t의 바이오메스열 회수시설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이 시설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에너지 사용 합리화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기존의 벙커C유 보일러를 철거하고 소각시설을 최신설비로 바꿔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허가 받았다.

그러나 인주중학교 운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증축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23일에는 아산시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지난 20년간 인주중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모두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며 “소각과정에서 발생한 독성화학물질이 얼마나 해로운지는 조사하지 않고 업체의 이익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인주중학교에 다니는 김다혜(19·여)양은 부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하루 종일 에어컨을 키고 생활하다 보니 환기때문에 가끔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럴때면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곤욕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화기업㈜측은 이 같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증축을 철회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20여 년 전 설치된 제조설비도 최신 설비로 교체해 제조과정에서의 유해냄새 발생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생산을 위한 공장설비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산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동화기업㈜ 소각로 신축부지는 공업지역이고 행위제한을 받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제지 하기 힘들다”며 “공장증설 허가는 이미 승인됐고 소각장 증설은 충남도 승인사항이기 때문에 추후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 아침 인주중학교는 175명의 학생 중 15명만이 등교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서는 안된다”며 교무회의를 통해 조기방학을 결정하고 문자를 통해 학생들에게 방학을 알렸다. 운영위는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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