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격대표 선발 '강초현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대한사격연맹이 '강초현 딜레마' 에 빠졌다.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서울 월드컵 사격대회 대표로 강선수를 뽑느냐 마느냐로 고민 중이다.

사격연맹은 최근 3개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기로 했다. 이 원칙대로라면 15위에 머문 강선수는 대표로 뽑힐 수 없다. 그러나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사격연맹 강화위원회 규정에는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는 별도 심의할 수 있다' 는 조항이 있다.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강선수가 해당될 수 있다.

"한국 사격의 간판인 강선수를 서울에서 벌어지는 월드컵대회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선수가 선발되면 대표 후보 3위인 이문희(청원군청)는 탈락한다.

문제는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 협회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대표 선발과정에서도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그 때도 강선수가 문제였다. 4개 대회 본선성적 합계(1천6백점 만점)에서 강초현은 2위, 이선민(청원군청)은 1점 뒤진 3위였다.

당시에도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한 강선수보다 경험이 풍부하고 국제대회에서 강한 이선민을 보내야 한다" 는 여론이 높았으나 협회는 원칙대로 강선수를 뽑았다. 결과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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