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에 휴대폰 저장된 ‘형님’도 ‘~님’으로 바꾼 조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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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5월 충남 태안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주민공청회장에 갑자기 수십명의 남성들이 둔기를 들고 나타났다. 이들은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몸싸움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4월에는 충남 당진의 한 집회 현장에 용역으로 위장해 출입자를 통제하며 각종 개발 현장에서 공갈과 폭행을 일삼았다. 이들은 다름아닌 폭력조직 ‘당진식구파’ 조직원들이었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충남 서해안권 지역의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폭력 조직 ‘당진식구파’ 두목 심모(46)씨 등 15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김모(40)씨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두목 심씨는 지난 2007년 자신의 고향인 당진 지역이 개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옥중에서 조직 결성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는 ‘올바른 건달로서 바른 길을 간다’, ‘개인보다 식구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등의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에 압박을 느낀 이들은 휴대전화 연락처의 ‘형님’이라는 문구도 ‘∼님’으로 바꾸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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