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몰리는 제주 내일 중국 총영사관 문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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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3시 제주시 도남동 제주상공회의소 옆의 한 건물. 중국인 서너 명이 각종 서류 뭉치와 비품을 손에 들고 현관문 입구를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주(駐)제주 중국 총영사관의 개관식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나선 총영사관 직원들이다. 천쥔제(陳俊傑·40) 주제주 중국 총영사관 영사는 “한국 정부가 올 1월 총영사관 개설을 승인했다”며 “개관일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제주 지역의 중국 관련 업무를 전담할 총영사관이 14일 문을 연다. 제주도가 2005년 외교통상부에 총영사관 설치를 건의한 지 7년여 만이다. 국내의 중국 총영사관은 부산·광주에 이어 세 번째다.

 그동안 제주 지역은 매년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급증하면서 중국 영사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국 총영사관은 제주를 찾는 요우커와 거주 중국인 보호와 민원 해결, 중국 방문 사증·여권 발급 등의 업무를 한다.

 14일 오전 11시30분 제주신라호텔 3층에서 열릴 개소식에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와 주한 중국대사, 제주도청 인사 등 80여 명이 참석한다. 총영사관에는 초대 총영사인 장신(張欣·56·여) 주오사카 총영사관 부총영사 등 중국인 7명과 현지 인력 10여 명 등 20여 명이 근무한다.

 중국 총영사관 설치에 따라 향후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도 유치와 투자 움직임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중국인의 민원을 주광주 총영사관이 담당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제주를 찾은 요우커는 2000년 5만7200명에서 지난해에는 57만 명으로 열 배 이상 늘어나는 등 매년 급증세다.

 지난해 시행된 ‘부동산 영주권 제도’에 따른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움직임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국 번마(奔馬)그룹의 장셴윈(蔣賢云·50) 회장이 처음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 제주도에 투자하려는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최경호 기자

◆부동산 영주권제도=외국인들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제주도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제도. 50만 달러(약 5억원) 이상을 제주도의 휴양체류시설에 투자한 외국인이 준공 후 등기를 마치면 투자자와 배우자, 미성년 자녀 등에게 거주비자(F-2)를 발급해준다. F-2 비자를 받은 뒤 결격사유 없이 5년 이상 체류하면 영주권을 준다. 현재 제주에는 50만 달러 이상의 콘도와 펜션 등을 구입한 외국인 91명이 영주권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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