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IMT사업에 참여하나

중앙일보

입력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동기식 IMT사업 불참을 고수해온 LG텔레콤(LGT)이 정부의 출연금 삭감등 조건완화가 이뤄지면 동기식 IMT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남 용(南 鏞) 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부가 출연금 삭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적절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기술표준에 관계없이 IMT-2000 사업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동기식IMT-2000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중소기업협회(PICCA),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퀄컴 등은 지난 2월 동기식 IMT 그랜드컨소시엄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대기업의 참여가 없고, 해외사업자들도 분명한 참여입장을 밝히지 않아 컨소시엄 구성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나로통신 등은 그동안 5-6개 해외사업자들과 접촉, 국내 동기식 IMT사업 참여를 타진했지만 해외사업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출연금 삭감 ▲국내 대기업의 참여 등 두가지 전제조건을 내걸며 참여를 유보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LG텔레콤의 IMT사업 참여의사 표명은 해외 사업자들의 전제조건1개(국내 대기업 참여)를 해소함과 동시에 나머지 1개의 조건인 출연금 삭감에 관해정부를 상대로 더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LG의 IMT사업 참여의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왜냐하면 정통부가 출연금 삭감에 대해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타 사업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남 사장의 발언은 LG그룹내에서 광범위한 논의끝에 내린 최종 결론으로보기에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작년말 IMT-2000사업권 선정에서 탈락한 이후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면서 매각대상으로까지 떠오르는 등 창사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LG텔레콤이 `생존전략''의 하나로 이같은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남 사장의 언급은 한달전 LG그룹의 IMT-2000사업을 지휘했던 박운서(朴雲緖) 데이콤 대표이사 부회장의 발언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LG텔레콤 독자적인 주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 27일 기자들과 만나 "동기식은 이미 시장에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LG는 동기식IMT사업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LG텔레콤의 IMT참여는 정통부의 출연금 삭감 등 전제조건 완화가 이뤄지고, LG그룹의 통신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나오는 등 복합적인 변수들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G텔레콤의 동기식IMT사업 참여의사 표명이 곧바로 해외 사업자들의 참여와 그랜드컨소시엄 구성,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는 시기시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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