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대한·국제·리젠트화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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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국제, 리젠트화재 등 3개 손보사는 27일까지 제출하게 돼있는 경영개선계획을 정부가 승인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기로에 서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이들 3개사는 당초 26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돼 있었지만 금감위의 공문이 각 회사에 발송된 시점을 기준으로 해 제출시한이 27일로 하루 연장됐다.

경영개선계획의 내용상 자체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아 정부의 승인을 받는 회사는 분기별로 경영개선계획의 이행상황을 점검받으면서 회생의 기회를 갖게 된다.

하지만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면 우선 공개매각이 추진되고 매각이 무산될 경우 계약이전(P&A) 또는 청산의 방식으로 회사는 간판을 내리게 된다.

제출시한이 눈앞에 닥친 지금까지 자본확충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는 회사는 3개사 가운데 대한화재뿐이다.

대한화재는 에이스월드벤처캐피털을 새 주인으로 끌어들여 400억원을 증자하기로 하고 이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에이스월드벤처캐피털은 이미 대한화재 기존 대주주의 지분(15%)을 넘겨받아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대한화재는 자력 회생의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새 주인이 된 에이스월드벤처캐피털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부정적인 시각이 문제다.

이 회사의 모체인 에이스그룹이 자회사를 통해 유사금융행위를 하다 적발된 전력이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당국은 또 과연 에이스월드벤처캐피털이 대한화재 지급여력 확충을 위해 400억원을 댈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화재는 그러나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면서 에이스월드벤처캐피털의 400억원 증자대금 지급을 담보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첨부해 이같은 의심의 눈초리는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화재는 또 사채업자였던 김형진씨가 동아증권을 인수, 세종증권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제도권 금융에 진출한 사례를 상기하면서 에이스그룹이 대한화재 대주주 지분인수를 계기로 제도권 금융에 들어오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한화재가 새 주인을 찾아 자력회생을 하게 되면 공적자금도 절감할 수 있지 않느냐며 `퇴출' 중심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대한화재와 함께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국제, 리젠트화재는 자력회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화재는 뒤늦게 외국계 보험회사와 자본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경영개선계획에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이며 관계사인 일은증권에 `손을 벌린' 리젠트화재는 일은증권의 반발에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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