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관 퇴진후 7대업종 구조조정 향방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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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으로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퇴진함에 따라 그동안 신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화섬.석유화학 등 7대 업종 구조조정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개각과 무관하게 7대 업종 구조조정을 자율원칙에 따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산자부와 업계 주변에서는 신 장관의 경질로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7대업종 구조조정은 각 업종별 협회 대표들이 지난 1월말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결의한지 두달이 다되가지만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가 펄프 등원자재 공동구매, 물류공동화, 수출창구 단일화를 포함한 해외시장 공동마케팅 등의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그동안 각 업종별로 협회 등을 통해 자체 구조조정을 위한 논의가 일부 이뤄지기도 했지만 개별 업체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쉽게 정리되기 어려워 조만간 어떤성과를 기대하기도 힘든 현실이다.

또한 세제개선 및 공정위 조사면제 등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정책수단도 전혀 마련하지 못한채 정책 입안자인 신 장관이 낙마함으로써 앞으로 구조조정이 정부 '역점사업'에 계속 포함될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방향이 업체간의 자발적 협상 등 자율성을 중시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정부가 어떤 의지를 갖고 제도적 지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신장관의 퇴진은 구조조정 추진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 대해 산자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구조조정 추진방침에는변화가 없다는 것이며 업계에서도 정부가 구조조정 원활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7대 업종 구조조정은 대통령이 발표한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의 핵심 대목"이라며 "전경련과 업종별 협회가 주축이 돼 자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 준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도 이날 개각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적극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계속하고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생존에 필요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누가하지 말라고 하더라도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는 제도개선을 통해 자율적 구조조정을 지원해 주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장관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며 경제단체와 함께 호흡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며 "현재 7개 업종은 건전한 기업조차 살 수 없도록 돼있는 공급과잉 상태로 반드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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