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서 박세리는 왕족 "한국 선수들 뜨거운 환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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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는 매 대회 한국 선수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는다. 골프 코스에서 박세리는 마치 왕족처럼 보인다."

1998년 박세리(35·KDB)는 블랙울프 런 골프장에서 벌어진 US여자 오픈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우승했다. 14년만인 올해 US오픈이 다시 블랙울프 런 골프장으로 돌아왔다. 이를 맞아 미국의 많은 언론이 14년 전의 히로인 박세리를 다시 조명하고 있다.

LPGA 투어에 박세리 키즈를 불러 들인 주인공인 박세리에 대해 미국 골프 채널 홈페이지는 이렇게 썼다. "그가 한국 선수들에게 받는 존경은 크다. 박세리의 입지는 단순한 명예의 전당 입성자 그 이상이다. LPGA 투어 창립자 13명과 함께 박세리는 진정한 개척자이자 선구자로 통한다."

박세리가 신인이던 1998년 블랙울프런 골프장에서 거둔 US여자오픈 우승은 많은 한국 여자선수들에게 LPGA 투어로 가는 길을 활짝 열어줬다. 미국 골프 채널은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자인 유소연을 인터뷰 했다. 유소연 역시 14년 전 박세리의 우승을 보며 골프의 꿈을 키운 세리키즈 중 한 명이다. 유소연은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골프장에서 그저 놀기만 좋아했었다”며 “세리 언니가 US여자오픈을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에 진짜 흥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소연이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이룬 우승은 1998년 박세리의 우승 이후 한국 낭자들이 일궈낸 93번째 우승이며 1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박세리는 “어린 선수들이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98년 US여자오픈의 우승이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가 LPGA 투어 이벤트에 참석할 때면 코리아 군단으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는데 그 모습이 마치 왕족 인사와도 같다. 그만큼 그가 한국 선수들에게 받는 존경은 크다.

박세리의 캐디인 마크 월스킹은 “LPGA 투어에서 ‘박세리’로서 살아가기란 정말 힘들다”며 “그녀는 항상 책임감 속에 살아야 하고 항상 다른 선수들이 인사를 하기 때문에 연습에 집중할 수 없는 어려움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킹은 박세리가 올 시즌에는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행사 참여 등의 많은 요청을 거절했지만 올해 신인으로서 LPGA 투어에 합류한 유소연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올해 5월에도 부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울프 런에서 유소연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며 어떻게 코스를 공략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팁을 전수해 줬다고 한다. 유소연은 “2010년에 언니랑 처음 플레이를 하게 됐을 때는 정말 떨려서 말도 안 나왔다”며 “그래도 언니가 계속 ‘넌 훌륭한 선수야. 목표에만 집중하고 골프를 즐겁게 쳐’라고 말씀해주셔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연장전에서 서희경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을 때에도 박세리는 갤러리들 사이에서 두 선수를 지켜봤다. 유소연은 “당시에 정말 놀랐다”며 “항상 우상이었던 언니가 직접 나와서 응원해 줘서 더 잘 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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