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스타 ‘썰매’ 2세도 못 보고 하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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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의 인기스타 북극곰 수컷 ‘썰매’. 지난 2일 29살로 숨졌다. [사진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어린이대공원 바다동물관의 인기 스타였던 북극곰 ‘썰매’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2일 오전 북극곰 수컷 썰매가 심장 근육 출혈로 심 기능이 멈춰 숨졌다고 4일 밝혔다. 썰매의 나이는 올해로 29살. 북극곰의 수명이 25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천수를 누린 셈이다.

 썰매는 1970년대 인기 코미디언 남철·남성남 콤비를 연상케 하는 이른바 ‘왔다리 갔다리’ 춤과 힘찬 팔다리 놀림으로 사랑을 받아온 곰이었다.

 썰매는 2001년 3월 마산돝섬유원지가 문을 닫으면서 아내 ‘얼음(1995년생)’과 함께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왔다. 이후 사육사들은 썰매와 얼음 부부의 2세 소식을 기다렸지만 자식을 낳지는 못했다. 특히 올봄엔 둘의 사랑이 남달라 사육사들이 희망을 품었지만 썰매는 결국 2세를 남기지 못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썰매의 죽음으로 국내 동물원이 보유한 북극곰은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얼음과 에버랜드의 한 쌍, 대전동물원의 수컷 한 마리 등 4마리로 줄었다. 북극곰은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로 각 나라가 국외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희귀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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