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아프리카 성장을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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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은행장

“세계 경제위기에도 아프리카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라지아 칸 이코노미스트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라지아 칸은 SC은행의 아프리카 지역 리서치본부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국가 10곳 중 6곳이 아프리카에 속한다”며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세계 평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5월 발표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였다. 전 세계 평균은 3.9%다.

  칸이 아프리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크게 인구·도시화·인프라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경제활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50년 이후에는 미국·유럽을 비롯한 선진 국가를 넘어설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급격하게 이뤄지는 도시화와 사회간접자본의 구축도 긍정적 요소다.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가 아프리카의 성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국가 간 대출의 위험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칸은 “아프리카는 외부에서 끌어오는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낮다”며 “자금이 예금·기업금융에 기반하고 있어 세계 위기로 인한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에는 아프리카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현재 중국 이외의 다른 신흥국에서 새로운 무역 통로를 찾고 있다”며 “한국과의 무역관계도 앞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오석태 한국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 소비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를 늘리는 노력을 병행해 한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차드 힐 한국 SC행장도 “SC은행은 150년 전 아프리카에 진출해 현재 16개국 170여 개 지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수출입 규모는 222억 달러로 10년 만에 네 배 이상 성장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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