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대 출신 엘리트女, 중국서 민박집하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탈북자로 ‘위장 입국’했다가 붙잡힌 여간첩 이경애(46)는 1993년 김일성대 경제학부 석사 과정을 나온 엘리트 출신으로 드러났다. 또 이경애는 중국 선양(瀋陽)에서 한국 유학생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하며 남한 정보를 수집한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애는 2008년 원정화(38), 2010년 김미화(38)에 이어 탈북자로 위장했다가 검거된 세 번째 여간첩이다. <중앙일보>6월 1일자 1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2일 대남 공작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남한의 국가정보원에 해당) 소속 공작원 이경애를 구속 기소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개성에서 태어나 김일성대를 졸업한 이경애는 1998년 북한 대남 공작요원으로 발탁됐다.

3년 동안 공작 교육을 받고 2001년 선양에 파견됐다. 이경애는 중국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중국 내 환전상을 통해 북한에서 만든 위조지폐를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는 수법으로 57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외화벌이’ 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했다.

 2003년엔 북한 출신 재미동포 사업가 박모(81)씨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란 첩보를 입수한 뒤 박씨에게 접근해 “내가 당신이 북한에 두고 온 조카”라며 5개월 동안 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이경애는 북한에서 훈장을 받고 2007년 중좌(중령)로 진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첩보 활동을 위해 국내에 잠입했다가 체포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