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안타제조기' 된다

중앙일보

입력

"홈런은 몰라도 타율은 분명히 높아진다."

LA 다저스 타격코치 잭 클락이 박찬호의 올시즌 타율상승을 장담했다. 클락 코치는 7일 한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박찬호는 타격에도 소질이 있는 선수"라며 "올시즌 짧게 끊어 치는 스윙으로 많은 안타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뜻 모를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새삼 박의 당돌한 부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홈런 2개를 기록한 '야구 욕심쟁이' 박찬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자마자 신임 타격코치 클락에게 "홈런 4,5개를 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박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클락의 첫번째 조언은 "홈런은 잊어버려라"였다. 그러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장타를 노리는 큰 스윙 대신 짧은 다운스윙을 주문했다.

오히려 짧게 내려치는 스윙이 공에 업스핀을 걸어, 타구의 비거리도 늘고 빠른 타구를 날릴 수 있어 결국 4,5개의 홈런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박의 타격자세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스윙 폭이 줄었고 타격훈련 시간은 크게 늘었다.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잔 로커를 상대로 빼앗은 안타도 짧은 스윙 덕분이었다.

2구째 특유의 커다란 헛 스윙으로 투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5구째 몸쪽 깊숙히 박히는 공을 짧게 잡아 당겨 3루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었다. 큰 스윙 일변도이던 지난해와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에이스급 투수에게 타격을 기대하는 팀은 없다. 그러나 박은 스스로 타격에서의 기술향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코치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성적은 70타수 15안타 타율 2할1푼4리에 홈런2개, 타점 6개로 메이저리그 데뷔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박찬호가 올시즌엔 어느 정도의 방망이 실력을 보여 줄 지 관심이다.

한편 올해 45세의 클락 코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5개 팀에서 18년 동안 340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다저스 산한 싱글 A 샌버나디노 스탬피즈 타격 인스트럭터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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