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인사 폭풍'…청장과 행시 16회 동기 5명 전원 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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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다음주 초 최대 규모의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다. 이와 함께 1966년 국세청 개청 이후 처음으로 국세청장 행시 동기가 전원 용퇴한다. 국세청은 국세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이주성 국세청장의 행시 16회 동기 5명 전원이 사퇴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대신 행시 20회 출신인 전군표(51) 조사국장이 국세청 차장으로 전격 발탁되는 등 본청 주요 국장과 지방청장 자리에 20회 이후 기수들이 대거 중용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에는 윤종훈(57)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중부청장에는 7급 공채 출신인 오재구(58) 광주청장이 내정됐다. 국세청은 중앙인사위원회가 23일 이 같은 내용의 국세청 1급 인사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전격적 세대교체=국세청은 청장의 소신과 책임 아래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세청 인사는 파격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혀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세대교체는 이 청장과 행시 동기이자 차장 영전 1순위로 꼽혔던 전형수 서울청장이 전격적으로 용퇴 의사를 밝힐 때 이미 예견됐다. 이어 동기 가운데 가장 연령이 낮은 이진학 기획관리관이 용퇴키로 하자 최병철 국제조세관리관, 홍현국 감사관, 김창남 전산정보관리관 등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새로운 청장이 취임할 때마다 고시 동기가 조직 내에 그대로 남아 국세청 인사 적체의 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활력있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 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바뀌었나=1급 인사의 원칙은 조직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업무 추진 능력과 개혁성 등이 종합적으로 감안됐다. 가장 돋보이는 발탁 인사는 본청 차장이다. 전군표 차장 내정자는 행시 기수는 낮지만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탁월한 기획력과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이 발탁 배경이 됐다. 하지만 서울청장은 국세청 조직의 안정과 균형을 위해 행시 18회에서 선발됐다.

◆향후 인사 방향=다음주 전보 및 승진 인사에서도 연공서열보다는 업무실적과 조직기여도, 지역과 임용 등 출신별 균형이 고려된다. 본청 기획관리관으로 오대식 서울청 조사1국장과 김호기 서울청 조사3국장, 조사국장에는 오대식 국장, 김경원 서울청 조사2국장, 한상률 서울청 조사4국장, 이명래 본청 납세지원국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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