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닷컴 송혜자 대표 "영상솔루션 개발에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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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닷컴(http://www.wooam.com) .시스템통합(SI) 과 영상 솔루션 등이 주력사업인 이 첨단 IT업체의 이름은 미래지향적인 사업내용에 걸맞지 않게 조선시대 대학자인 송시열 선생의 호 ''우암(尤庵) '' 에서 따왔다.

이 회사 송혜자(33) 대표는 송시열 선생의 후손. 宋대표는 "1993년 창업 당시 회사 이름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선비정신으로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사업을 하자는 뜻에서 조상의 호를 빌려 지었다" 고 한다.

창업 이후 9년째. 宋대표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또박또박 키워왔다. 경기도 오산에서 출발한 우암닷컴은 지난해 서울 포이동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했고, 최근에는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본사를 서울로 옮기기 위해 강남쪽 사무실을 물색하고 있다. 宋대표 스스로는 여성벤처협회 부회장, 여성 솔루션 업체 모임인 ''코아우먼IT'' 의 회장을 맡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남북 이산가족 영상면회소 설치 작업을 위해 몇몇 벤처인들과 함께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 평양에 다녀왔는데, 성과가 있었나.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다녀왔다. 평양프로그램센터 등을 방문했는데, 알려진 것과 달리 펜티엄Ⅲ와 펜티엄Ⅳ 등 최신 기종의 컴퓨터도 사용하고 있었다. 북한측과▶영상솔루션을 평양프로그램센터 세 곳에 설치하고▶이산가족 사이버 영상면회소 개설을 추진하며▶북한의 무선 화면 반주기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계약했다. 정부의 사업승인이 나면 다시 방북할 계획이다. "

- 협회나 단체 등 대외활동이 많은데.

"지방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서울에서 활동한 지 1년반 됐다. 서울에서 사업하기가 막막해 이런저런 단체활동을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지난해 말 만든 우먼코아IT를 제일 좋아한다. 솔루션 업체들끼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15개사가 회원이며, 마케팅 활동 등을 공동으로 한다. 곧 홈페이지도 오픈하고 홍보용 책자도 만들어 통신업체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

- 여성 CEO 모임에 특히 애정을 갖는 것 같다.

"25세 때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누가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 조금만 도와줬다면 훨씬 빨리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후배들 역시 마찬가지 입장일 것으로 생각한다. "

- 사업을 지방에서 시작했는데.

"대학 졸업 후 제조업 전산실에서 공장자동화 분야인 기업 자원관리(ERP) 를 3년 남짓 하다가 그만 두고 창업했다. 기업에서는 통제가 많아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내가 개발한 게 잘 될 거라고 생각해 창업했고, 지금도 잘 했다고 생각한다. "

- 지난해 직원 연봉을 깎고 대신 주식을 나눠줬는데.

"가장 사업하기 어려웠던 시기가 지난해였다. SI사업은 안정적이었지만 내 솔루션이 없으면 발전하기 어렵다며 고민하다 영상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그동안 벌었던 돈을 모두 쏟아붓고도 투자비가 모자라 직원들 연봉의 10~30%를 주식으로 지급하고 그 돈으로 투자했다. 이 연봉제는 3월로 끝낸다. 회사를 위해 그만큼 애썼으면 됐다고 생각한다. "

- 영상솔루션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데, 전망은.

"기업의 영상회의나 채팅.메일 등의 수요가 많아 전망이 밝다. 지난해 매출 42억원.순이익 4억8천만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매출 1백억원.순이익 20억원이 목표다. .솔루션 사업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사무실을 서울 강남으로 옮길 계획이다. 현재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 "

- 여성 CEO의 사업 환경이 창업 초기와 많이 달라졌을텐데.

"처음에는 무시당한 적이 많았다. 일하다 중간에 시집가면 어쩌냐는 등 상대가 신뢰감을 갖지 못했다. 여자라는 점을 악이용해 물건값을 안주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일은 없다. 오히려 여성 기업이 투명하고 건실하다는 이미지도 준다. 제도적으로도 많이 보완됐다. "

- 사내에서도 여직원을 배려하나.

"직원 가운데 여성은 20% 정도다. 웹디자인 등 여자가 잘 하고, 적성에 맞는 분야가 있다. 앞으로는 마케팅 쪽에 여성인력을 투입해 보려고 한다. "

-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줄 말은.

"준비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사업 초기에 운전면허가 없어 고생했는데, 이것도 준비가 모자란 탓이다. 회사를 옮기면 직원들과 함께 영어공부도 할 계획이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바로 골프를 배웠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직원들에게도 사업을 하려면 골프를 배우라고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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