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합병 등 대형화 앞당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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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오는 6월 지주회사를 출범한 뒤 우량 금융기관과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은행간 추가 합병움직임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6일 "당초 올해 안에 지주회사를 출범하고 2002년 체제정비를 통해 수익성을 추구한 뒤 2003년에나 대형화를 모색한다는 전략이었다" 면서 "최근 금리가 내려가고 은행권의 자금이 이탈하면서 대형화 시기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회사 출범과정에서 해외 유력 금융기관의 자본이 들어오면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또 금융포털과 기업금융자문 등 2개 분야의 회사를 다음달까지 신설하고 5월에는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회사별 주주총회를 연 뒤 6월에 지주회사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합병 검토시기를 앞당김으로써 다른 은행의 합병 추진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외환은행측은 경쟁력을 높이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절한 파트너와의 합병이나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대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이 진행되고 다른 대형 은행들도 대형화를 위한 합병을 모색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 며 "외환카드의 매각으로 자산구조가 나아지는대로 합병 또는 지주회사 통합을 모색하겠다" 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최근 실무팀을 만들어 시중은행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합병 등 기업은행의 진로와 관련된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며 "기업은행과 시중은행과의 합병은 중소기업은행법을 고쳐야 하며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정책의 필요성 때문에 아직까진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선 지난 21일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의 은행간 추가 합병가능성 언급 등으로 미뤄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은행이 중심이 돼 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외환.조흥은행은 모두 정부가 대주주로서 합병과 관련,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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