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롭게 출발하는 선수협 6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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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때문에 부진했다는 얘긴 절대 듣지 않겠다.'

25일 1억6천만원에 재계약한 심정수(현대)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뒤흔들었던 선수협의회 주축선수 6명 전원이 소속팀과 재계약을 마치고 올시즌 개막을 기다린다.

지난해 12월18일 송진우(한화)를 수장으로 2기 선수협을 출범시켰던 이들 6인방은 뒤이어 방출이라는 철퇴를 맞을 당시만 해도 올시즌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 지가 불투명했었다.

1개월여의 투쟁이 지난달 20일 마침표를 찍고도 부회장 마해영과 두산대표 심정수가 보복성 짙은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비애를 맛봤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성원해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회장의 중책에서 벗어난 `송골매' 송진우는 애리조나 전훈캠프에서 새로운 비상을 준비중이다.

전지훈련도 다녀오지 못했던 지난해 승률왕(13승2패)의 눈부신 활약을 했던 송진우는 올해도 1개월여 공백은 있었지만 지난해 만큼의 승수를 더해 선동렬의 통산최다승(146승)기록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이름값에 못 미쳤던 두 부회장 양준혁(LG)과 마해영(삼성)도 결의가 남다르다.

외인거포 로마이어의 가세로 4번타자 자리를 위협받게 된 양준혁은 구단에서 전체 `넘버 2'인 2억7천만원으로 자존심을 세워 준 만큼 30홈런, 100타점으로 화답하기 위해 오키나와에서 맹훈중이다.

또한 마해영은 1루자리를 놓고 국민타자 이승엽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하는만큼 `구원' 따윈 잊은지 오래. 99년 타격왕을 차지했을 때의 감각을 되찾기 위해애리조나의 태양 아래 방망이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한편 지난해 타율 0.262에 그쳤던 SK의 `철인' 최태원도 95년 4월이후 이어온연속경기출장기록을 연장시키는 것은 물론 3할타자로의 복귀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현대에 새 둥지를 틀고 브레든턴에서 훈련중인 심정수는 등번호를 올해 홈런 목표치인 `44'로 바꾸며 홈런왕 등극의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해보다 무려 2천만원이나 깎인 6천만원에 재계약, 6인방 중 가장 쓸쓸한겨울을 보내고 있는 박충식(해태)도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98년과 99년 각각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선수인생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간 성실한 재활훈련의 결과, 구위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올시즌 선발진 복귀가 기대된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진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 6인방의 활약여부에올시즌 프로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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