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MVP에 초등학생 정동현.정혜미 뽑혀

중앙일보

입력

초등학교 스키어인 정동현(13)과 정혜미(11)가 제82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정동현과 그의 7촌 동생인 정혜미는 대회 폐막일인 23일 취재기자단이 실시한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MVP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2명이 한꺼번에 수상한 것도 이례적이다.

정동현은 남자 초등부 스키 슈퍼대회전과 대회전, 회전과 복합에서 모두 1위에 올라 금메달 4개를 거머쥐었고 7촌 동생인 정혜미는 여자 초등부 회전에서 1초차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나머지를 모두 휩쓸어 3관왕이 됐다.

전교생 22명의 조그마한 산골 학교인 강원도 고성군 광산초등학교 흘리분교 6학년과 4학년 학생인 이들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 마을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가족들에게 스키를 배웠다.

이들은 스키코치로 체전에 참가한 정기홍(43)씨가 정동현의 아버지이고 회전에서 동메달을 딴 국현(고성중)은 정동현의 형이며 정혜미의 4촌인 새롬(흘리분교)도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한 집안의 8명이 스키선수.

4살때 스키에 입문한 정동현은 순발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유망주로 처음 출전한 99년 동계체전에서 3관왕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2관왕에 올랐고 지난해 3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일찍부터 기량을 인정받아왔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스키를 탄 정혜미는 초등학생답지 않은 타고난 담력이 강점으로 지난해 처음 출전한 체전에서는 입상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정동현과 정혜미는 "MVP가 돼 너무 기쁘다"며 "강원도가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고향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스키를 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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