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일반주보다 50% 고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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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증시 테마주가 일반 종목보다 50% 가깝게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1년간 131개 테마주의 실적과 주가, 대주주 매도 내역 등을 분석한 전수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테마주 주가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보합 또는 하락한 지난해 6월 이후 평균 3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 일반 종목은 평균 7.7% 하락했다. 이에 따라 테마주와 일반 종목의 주가 상승률 차이는 지난달 46.9%까지 벌어졌다. 테마주의 주가 변동폭도 일반 종목(32%)의 다섯 배가량인 154%에 달했다.

 테마주 전체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초 19조8000억원에서 올 4월 34조3000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급락하며 한 달 만에 10조8000억원이 줄어든 23조5000억원이 됐다. 테마주 주가는 실적과는 무관했다. 테마주 기업의 절반가량인 63개사는 지난해 경영실적이 악화했다. 이 중 30개사는 적자가 계속되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실적악화 기업 수가 67개사로 더 늘어났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평균 137% 상승해 실적이 양호한 회사의 주가 상승률(134%)을 앞질렀다.

 주가 급등을 틈탄 대주주의 주식 매도도 빈발했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64개 종목에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 202명이 1억2972만 주(6406억원)를 팔았다.

 금감원은 지난 5월 만든 ‘테마주특별조사반’을 통해 다수의 테마주에 대한 기획조사를 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테마주와 시세조종 세력 간의 연계 여부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연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많은 테마주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매도했다는 사실은 도덕적 문제와는 별개로 테마주 주가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당수 테마주의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어 급락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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