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체전] 부산 메달은 수녀의 응원 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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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의 수녀들.

22일 강원도 평창군 강원도립 크로스 컨트리 경기장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겨울 체전 크로스 컨트리 남중부와 남고부 계주 경기에서 수녀 두명이 열심히 응원했다. 응원한 팀은 부산 알로이시오중과 알로이시오기계공고였다.

수녀들의 열띤 응원 덕분이었을까. 중학교팀은 남중부 20㎞ 계주에서 은메달, 고교팀은 남고부 40㎞ 계주에서 동메달을 땄다.

1년 내내 눈을 보기 힘든 부산에서, 겨울 체전 스키 부문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학교뿐 아니라 부산스키협회의 경사다.

과거 '부산 소년의 집' 이었던 알로이시오 중.고교에 스키부가 결성된 것은 8년 전인 1993년. 부산스키협회가 스키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스키부를 만들 학교를 물색하다가 알로이시오와 연결됐다.

알파인 스키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노르딕팀을 만들었다. 부산스키협회로부터 연간 1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알로이시오 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동장 달리기와 롤러스키로 훈련하는 게 고작이었다.

창단 이듬해부터 줄곧 겨울 체전에 출전했지만 4년 전 중등부 계주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 유일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꾸준한 훈련 결과 올해는 입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난달 강원도립 크로스 컨트리장에 12명의 선수단이 스프링 캠프를 차리고 훈련했다.

원장 수녀 등 두명이 선수들을 뒷바라지했다.

알로이시오 출신으로 스키부 코치인 윤수아(20)씨는 전날 크로스 컨트리 클래식 15㎞ 남자 일반부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 알로이시오팀의 기쁨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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