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 미래 밝다"…CSFB증권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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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가 한국에 들어온다 해도 한국 메이커들은 부품, 임금 등 원가경쟁력에서 일본보다 앞서 있고 품질 차이도 크게 좁혀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일본차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CSFB증권이 2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비전' 세미나에서 일본 동해대 시모카와 고이치(下川浩一) 교수는 `글로벌 경쟁구도와 현대[05380].기아차[00270]의 부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해 구미 메이커에 인수되거나 경영권을 넘기는 등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반면 한국은 자체 구조개편으로 생산능력이 조정됐고 무엇보다 일본업체들의 사례에서 얻는 학습효과까지 있어 위기나 쇠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시모카와 교수는 "특히 현대.기아차의 결합은 기술개발, 설비투자, 부품조달 비용 절감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의 논점이었던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체제를 구축한 메이커만 살아남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졌으며 오히려 지역적 강점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업체가 양산체제에 따른 유연성 부족과 대규모 투자 위험에서 탈피, 장기 생존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승탁 서울대 교수는 `한국 자동차의 기술경쟁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우리 자동차 기술은 아직 과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과소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구미 및 일본 메이커 수준에 근접했다"며 "승용형 디젤엔진,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카 등 대체연료 기술 등 핵심기술에서는 선진 메이커를 앞선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32개 양산모델을 생산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역사를 감안하면 도요타(46개)와 큰 차이가 없고 폴크스바겐(24개)을 능가하며, 개발기간도 현재 2년으로 줄어든데 이어 내년에는 미국 메이커보다 짧고 일본과 비슷한 1년6개월로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미국시장에서 한국차에 대한 품질평가가 크게 나아져 신차 100대당 고객불만 건수가 98년 263건에서 지난해 189건으로 줄었으며 브랜드 가치 평가는 98년 27위에서 지난해 9위로 뛰었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이 세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환경.안전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통신 기술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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