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얼룩진 승리'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SK의 서장훈과 현대의 조니 맥도웰이 2쿼터 테크니컬 파울을 두개씩 선언당해 라커룸으로 쫓겨났다. 전반 20분은 시장통 싸움판 같았고 경기 수준은 밑바닥을 기었다.

20일 벌어진 지난 시즌 챔피언 SK와 준우승팀 현대의 청주 경기는 SK의 84 - 78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는 없었다. SK로서는 25승15패로 2위 LG와의 승차를 두 게임으로 줄인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상민과 데이먼 플린트가 부상으로 빠진 현대는 후보 선수를 스타팅 멤버로 기용, 변칙으로 나갔다.

전력대로라면 SK가 초반부터 앞서야 했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SK는 매 쿼터 5분만 주전선수가 투입된 현대에 전반 44 - 46으로 뒤졌다.

SK는 거친 플레이로 리듬을 깨려는 현대의 작전에 쉽게 말려들었다.

서장훈과 로데릭 하니발은 현대 선수보다 한술 더 떴다. 서장훈은 현대 수비수의 파울을 지적하지 않는다며 심판과 승강이를 벌였고 하니발은 두차례나 정재근의 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견디다 못한 이동인 부심은 2쿼터 종료 22초 전 SK 서장훈과 현대 맥도웰을 퇴장시켰다. 타격은 맥도웰을 잃은 현대쪽이 컸다. SK는 재키 존스가 골밑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현대는 뒤를 받쳐줄 선수가 없었다.

SK는 최인선 감독의 질책을 듣고 나온 3쿼터에야 페이스를 찾았다. 초반 6분40초 동안 현대를 46점에 묶어 두고 존스(21득점)와 조상현(28득점)의 슛으로 61 - 46까지 벌려 승기를 잡았다. 그나마 4쿼터 종료 2분20초 전 78 - 76까지 쫓기는 고전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원주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이미 좌절된 삼보와 동양이 하위권 순위 싸움을 벌여 삼보가 동양을 1백1 - 90으로 눌렀다.

삼보 신기성은 14득점.10리바운드.13어시스트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98~99시즌에 이어 통산 두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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