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호기심에서 사제폭탄 제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폭탄사이트를 통해 제조법을 배운 후 사제폭탄을 제조,실험하다가 인명피해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임모(17.김천 S고2년)
군은 20일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사제폭탄을 만들었다"면서 "나로 인해 다친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부모님께도 죄송하다"고 후회했다.

임군은 "인터넷 폭탄사이트를 참고했지만, 자세하지 못해 화학사전과 인터넷 상의 외국자료를 활용했고, 폭탄 재료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다"면서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서지 않은 학생들이 폭탄 제조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나 자신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제폭탄을 만든 이유는.

▲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했다. 폭발장소를 인적이 드문 공원 뒤편으로 선정했고 폭발력이 약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이 다칠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폭탄 설치후 불안해서 다시 해체하려고 현장에 갔을 때는 이미 폭탄이 터진 상태였다.

-- 어떻게 폭탄제조 방법을 알게됐나.

▲인터넷 폭탄사이트를 참조했지만 별도움은 되지 못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나온 폭탄제조 방법들은 자세하지 못하다. 이때문에 백과사전, 화학사전 및 인터넷 상에서 구한 외국 자료들을 참고했다. 외국자료는 사전을 찾아가며 해석했다.

--폭탄제조에 필요한 재료는 어떻게 구입했나.

▲동네 화공약품을 취급하는 가게나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서 구입했다.

-- 폭탄제조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 초등학교때부터 화학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폭탄제조에 관심을 가진것은 지난해 고2에 진학하면서부터다.

-- 이전에도 폭탄을 만든 적이 있는가.

▲지난해 9월께 김천에 있는 강변가에서 폭탄실험을 하다가 팔과 무릎 등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현재도 흉터가 좀 남아 있다. 이번까지 모두 3∼4차례 정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폭탄실험을 했다.

-- 최근 폭탄사이트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학생들이 폭탄 제조사이트 등에 접속을 하는 것은 위험이 있다고 느낀다. 나 역시 폭탄 사이트에서 폭탄제조에 대한 큰 도움은 받지 않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된 이상 나 자신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폭탄사이트 등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재의 심정은.

▲ 정말 지적 호기심에서 이런 일을 했는데 당시에는 이렇게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다. 저로 인해 다친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또 걱정하실 부모님께 죄송하다. 이번에 폭탄이 터져 사람이 다쳤다는 뉴스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고 자수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 법률사이트에서 형법 등을 보니 징역 7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해 겁이나서 자수를 하지 못했다.

--학교공부는.

▲학교공부에는 별로 신경을 못써 반에서 40명중 35등 정도한다. 그러나 화학,물리, 수학 등은 좋아하는 과목이다.

-- 장래 희망은.

▲컴퓨터에 자신이 있다. 현재 집에 자체 서버를 구축하고 무료홈페이지를 제공 해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은 130명정도 된다. 앞으로 컴퓨터와 화학이 결합된 일을 해보고 싶다.(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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