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직장생활 문제, 이렇게 해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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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겪어 본 북한이탈주민의 가장 큰 문제는 이직이 너무 심하다는 겁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녀야 좋은 점도 많은데 너무도 어려워 하네요”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에 위치한 ㈜우드림 블라인드의 김영수 본부장의 말이다. 2007년 설립된 우드림 블라인드는 연 매출액이 50억 가까이 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 회사의 특징은 전 직원 33명 가운데 70%가 넘는 24명이 북한이탈주민이란 점이다.

김 본부장은 “서로 신뢰만 쌓이면 순수하고 성실하고 말도 통하고 외국인 근로자와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인재”라며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 회사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직원들이 아플 때 정부지원방안을 알아보거나, 직원 가정에 블라인드를 무료로 설치하는 등 서로간의 믿음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정부에서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 모씨는 2007년 탈북, 올해로 남한생활 5년째를 맞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다. 김씨 역시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돼 직장을 얻었지만 첫 직장은 두 달, 두 번째 직장은 한달을 넘기지 못했다.

김씨는 “북한에서는 당성을 기준으로 자기 의사를 표시 할 수 있는데 남한의 직장문화는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 문화가 있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라며 남북간 직장문화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처음 하는 일인데다 말도 잘 안통하고, 동료들 눈치까지 보느라 직장 적응이 힘들었다고.

김 씨는 현재 직장에 2년째 다니고 있다. 적응도 많이 되고 좋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무조건 1년은 참아야 한다는 것이 신념입니다. 1년을 넘겼더니 일도 손에 익고, 조직문화도 이해하게 돼 좋은 점이 많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런 남북간 직장문화차이에서 오는 갈등 해소를 위해 경기도가 직장문화교실 통합강좌를 연다. 경기도는 15일 오후 2시 경기도북부청사 대강당에서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직장인, 기업 CEO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직장문화교실 통합 강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남북한 문화차이로 직장에서 발생하는 북한이탈주민과 남한직원, 기업주와의 갈등 해소와 북한이탈주민의 조기정착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공용철 KBS PD가 남북한 사회문화 통합에 대해 강의하고 북한이탈주민 채용업체 대표와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직장문화에 대해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경기도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사회정착을 위해서는 취업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직장문화 통합강좌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좋은 동료로, 직원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오전 10시 포천시 소홀읍사무소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 80여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참석할 예정인 이날 박람회에는 30개 도내 기업들이 함께 해 북한주민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은 취업박람회 후 직장문화교실 통합강좌에도 참석하게 된다.

경기도에는 2012년 4월말 현재 5,692명이 북한이탈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향후 경기도는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취업으로 지역사회에 조기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ㆍ정착 전용 가이드인 사전 적성검사부터 취업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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