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국내 최고 권위자 강경선 교수…국제학술지에 실린 논문 사진 조작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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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 줄기세포 분야 최고 권위자인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국제 학술지 논문에서 사진 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강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의 실험 사진이 같은 논문의 다른 사진에 중복 사용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같은 대학 강수경 교수의 논문이 실험 사진의 중복 문제로 인해 게재 취소당한 데 이어 비슷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이번 사진 조작 의혹 역시 강수경 교수의 논문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POSTECH(포스텍·옛 포항공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서 제기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지난 3일 “강경선 교수가 4월 10일 미국 학술지 산화환원신호전달(ARS) 학술지의 온라인 판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사진이 중복 게재됐다”며 “조작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문의 사진 가운데 하나(5J)는 다른 하나(5H)를 180도 뒤집어 중복 사용한 것이며, 샘플 수가 5개인데 대조군(群) 수는 6개로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종류가 다른 실험에서 동일 사진이 교묘하게 중복 사용됐으므로 조작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강 교수는 이 논문의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책임 저자)이며, 강수경 교수도 공저자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강경선 교수는 “현재 출장 중이며, 서울대를 통해서만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식 서울대 연구처장은 “강 교수 연구팀이 의혹 제기 글을 발견하고, 연구 노트와 실험 데이터 등을 확보했으며, 수의대 측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논문에 대해 4일 중 검토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사진 조작이 아니라 단순 오류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온라인에 논문이 게재된 뒤 단순 오류가 발견되면 이를 수정해 인쇄본(하드카피)으로 내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강수경 교수도 “계속해 논문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특정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것”이라며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뒤에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선 교수는 강수경 교수가 부산대 의대에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 2007년 이후에만 25편의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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