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춘향부터 원효까지 창작오페라 한자리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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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84년 찍은 국립오페라단의 ‘원효’ 공연 모습. [사진 국립오페라단]

“사람이 바람의 형젠 줄 바람이 사람의 형젠 줄 몰랐던가. 목숨 가진 것 모두가 바람의 동생이요 바람의 누이니라.”(오페라 ‘원효’의 4막 중)

 한국 창작오페라 5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작오페라 갈라’가 7,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1962년 창단된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준비한 무대다.

 7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원효’는 1971년 초연됐다. 한양대 작곡과 장일남(1932~2006) 명예교수가 곡을 만들었고 부산 출신 김민부(1941~72) 시인이 대본을 썼다. 서양음악의 기법과 불교음악이 만나 신라 승려 원효(元曉·617 ~ 686)가 강조했던 ‘자비(慈悲)’를 표현한다.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 파문으로 어수선한 불가에 던지는 원효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다.

 현제명(1902~1960)이 작곡한 ‘춘향전’과 고구려인의 기개가 숨쉬는 ‘고구려의 불꽃-동명성왕’도 빼놓을 수 없다. 1950년 초연된 ‘춘향전’은 한국 창작오페라 사상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 당시 전국을 돌며 공연할 정도였다.

 8일에는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결혼(The Wedding)’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된 ‘천생연분’이 소개된다. 전통음악의 선율과 오페라의 음악적 어법이 조화를 이룬다. 총연출을 맡은 성악가 박수길씨는 “대부분의 창작오페라는 열악한 제작 환경 때문에 초연에 그치고 만다. 지속적 공연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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