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회 금 9개 건 박태환 “런던서 멋진 그림 탄생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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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태환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태환(23·SK텔레콤)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마지막 대회에서 4관왕을 달성했다.

 박태환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2012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88로 우승했다. 첫째 날 자유형 800m, 둘째 날 자유형 400m와 100m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0m까지 휩쓸었다. 캐나다 지역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장시간 비행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와 대회를 치렀음에도 박태환은 올림픽 챔피언다운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1년 전에도 박태환은 샌타클래라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 2011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둔 박태환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샌타클래라 대회에 출전해 3관왕을 차지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를 처음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400m에서도 일방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1위에 올랐다. 결국 쟁쟁한 실력자들이 나선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런던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다툴 쑨양(21·중국), 자유형 200m 경쟁자인 라이언 록티(28·미국)와 펠프스 등이 모두 빠졌다. 게다가 훈련량을 줄이며 ‘실전 체력’을 끌어올리는 조정훈련도 거치지 않아 기록이 썩 좋지는 않다. 그러나 마이클 볼 전담코치의 체계적인 지도 아래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2월 열린 호주 지역대회 3관왕(200·400·1500m), 샌타클래라 대회 직전에 열린 캐나다 지역대회 2관왕(200·400m)을 차지한 점이 그 증거다.

 약점이었던 스타트와 턴, 잠영도 향상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4월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는 10m 넘는 잠영거리를 선보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펠프스 같은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올라왔다. 볼 코치는 동아수영대회를 마친 후 “내가 박태환을 처음 맡았던 지난해에는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올해 꾸준히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샌타클래라 대회를 마친 후 박태환은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큰 밑바탕이 됐다. 스케치는 잘 그려진 것 같아 올림픽에서 색칠만 잘한다면 멋진 그림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전 담금질을 마친 박태환은 5일 일시 귀국했다 9일 호주로 출국해 마무리 훈련을 한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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