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고장 혈액샘플 52만 건 변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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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수혈 시 부작용을 조사하기 위해 보관하던 혈액샘플(보관검체) 8년치 분량이 관리 기관의 실수로 변질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해당 혈액을 수혈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하면 원인 파악을 위해 일일이 옛 헌혈자를 찾아 다시 채혈해야만 하게 됐다.

 질병관리본부 이동한 혈액안전감시과장은 1일 “한마음혈액원이 200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집해 보관 중이던 혈액샘플 52만 건이 냉동고 고장으로 상온에 노출돼 변질된 것 같다”며 “현재 샘플 상태를 확인 중이지만 폐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마음혈액원은 국내 수혈혈액의 7%를 공급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혈액샘플은 헌혈자에게서 채취한 혈액 320~400mL 중 5mL가량을 별도로 보관한다. 이 혈액샘플은 수집기관이 10년간 영하 20도에서 냉동 보관해야 한다. 보관 온도가 부적정하면 혈액 속 세균이 증식하거나 바이러스가 죽고 항체도 변해 수혈 당시 혈액 상태와 달라진다.

 그런데 한마음혈액원이 지난 4월 20일부터 열흘간 52만 건의 혈액을 상온에 노출·방치했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혈액원에 대한 행정처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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