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무릎 꿇고 사죄한 브란트 본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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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실린 전면광고. 광고 속 사진은 1971년 당시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가 폴란드의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이다.

‘기억 하시나요(DO YOU REMEM-BER)?’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낡은 사진 한 장이 A섹션 15면 전면에 실렸다. 1971년 빌리 브란트 당시 독일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다.

사진 위엔 “브란트 총리의 사죄는 독일이 전 세계인에게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보여준 행동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진정한 화해가 가능했다”는 설명이 씌어있다. 이어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제2차 대전 당시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희생된 종군 위안부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적절한 보상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3월 NYT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광고를 낸 가수 김장훈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가 낸 전면광고다.

 광고는 “일본 정부는 독일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데 단 하루도 낭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광고는 이달 초 뉴욕주재 일본총영사와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잇따라 뉴저지주 팰리세이드파크시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한 뒤 시당국에 철거를 요구하고 나선데 대한 대응차원에서 기획됐다.

  서 교수는 “독일 브란트 총리의 용기있는 사과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며 “이를 상기시켜 과거를 은폐하려고만 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고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광고비 전액을 후원한 가수 김씨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를 떠나 여성인권 이슈”라며 “20만여 명의 여성을 성노예로 짓밟고서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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