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통합진보당 사태에 입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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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0일 고향 부산을 찾아 정치·경제·사회 분야를 망라한 주요 현안에 대해 본인의 견해를 밝힌다. 특히 그는 4·11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불거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안 원장 측 관계자가 29일 전했다. 안 원장은 30일 오후 7시 부산대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란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이번 강연에서 안 원장이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그는 이어 “최대 현안이 무엇인지를 안 원장이 잘 알고 있다”며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언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그동안 강연 등을 통해 ‘탈(脫)이념’을 표방하면서 각종 현안을 ‘상식과 비상식’의 측면에서 접근해왔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선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말해왔다. 이에 비추어볼 때 통합진보당 옛 당권파가 보여준 당내 패권주의 및 종북(從北) 논란 등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의 공식 출마선언은 6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6월 9일까지는 대학원 강의일정이 남아 있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출마 선언에 앞서 국가경영을 맡을 대선주자로의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는 느끼고 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이 전하는 안 원장의 인식이다. 그러려면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기본적인 입장을 알려야 하고, 부산대 특강에선 그런 물음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거다.

 복수의 안 원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안 원장은 부산대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일부 사전 질문을 받았다. 대부분 대선 참여 여부와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 안 원장 측은 이를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별로 나눠 답변을 준비했고 질문과 상관없이 강연 중 자신의 철학도 드러낼 예정이라고 한다.

 예컨대 통진당 사태 외에 안 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힐 수도 있다고 안 원장 측근들은 전했다. 그는 가장 최근 강연인 4월 4일 경북대 특강에서 “(대선 출마는)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저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었다. 자신의 ‘권력의지’보다는 ‘제반 환경’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얘기일 수 있다. 마침 최근 정국은 안 원장이 대선 행보를 시작하기에 적기라는 평가다. 통진당 사태 여파로 민주통합당과 통진당의 야권연대에 반대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야권 내 에서도 중도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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