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구두쇠작전' 벤치싸움

중앙일보

입력

'승패는 결국 감독들의 두뇌싸움으로 판가름'

28일(일) 오후 6시25분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되는 제35회 슈퍼보울은 양팀 코칭스태프의 벤치싸움이 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 컨퍼런스(NFC)챔피언으로 사상 세번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노리는 뉴욕 자이언츠의 짐 파슬 감독은 참을성 없기로 유명한 뉴욕 매스컴과 선배 감독으로부터 인격적인 난도질을 당하고도 팀을 무려 10년만에 슈퍼보울에 진출시킨 리더십이 돋보인다.

파슬감독은 남가주대(USC)트로잔스 시절인 1970년 로즈보울에서 미시간 울버린스를 10-3으로 꺾고 우승하는데 기여한 스타 출신.

그러나 시즌 중반이던 지난해 11월까지 7승4패의 ‘그저그런’성적으로 12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수 없는 처지였다. 이때 전직 시카고 베어스 감독인 선배 마이크 디트카(현 폭스TV풋볼해설자)로부터 “자이언츠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는 너무 소프트한 팀”이라는 모욕에 가까운 평가까지 받았다.

파슬의 ‘거인군단’은 이후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파죽의 7연승 무패행진을 달린 끝에 슈퍼보울 무대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창단 3년만에 사상 첫 슈퍼보울에 진입하는 신화를 창조한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브라이언 빌릭 감독은 자신의 전공을 역으로 이용해 성공한 케이스로 눈길을 끈다.

빌릭은 3년전까지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공격담당 코치로 있으며 바이킹스를 프로풋볼리그(NFL)최강의 공격부대로 조련했다.

신생팀 레이븐스의 창단 감독직을 제의받고 “당분간 꼴찌가 뻔한 약체팀에서 내 지도자 인생이 끝나지는 않을까”라는 인간적 번민을 하기도 했으나 최단시간내에 슈퍼보울에 나서는 ‘기적’을 창출한 것.

코치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공격전문가 빌릭이 레이븐스에서 들고나온 비장의 카드는 뜻밖에도 창(공격)이 아닌 방패(수비)였다. 레이븐스는 올시즌 정규전 16경기에서 고작 1백65점만 허용, NFL 최소실점 기록을 수립하며 부실한 공격을 상쇄하고도 남는 전과를 올렸다.

결국 경기당일 펌블·인터셉트 없이 한점을 소중히 여기는 ‘짜집기 구두쇠’작전을 효율적으로 발휘하는 팀이 최후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