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공기업 9천382억원규모 부당내부거래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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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된 포항제철을 포함해 한국통신, 한국전력,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 5개 공기업이 9천382억원의 부당내부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나 395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특히 통신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우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부당지원이 적발돼 3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공기업에 대한 2차 부당내부거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기업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3개사에는 법 위반 사실을 신문에 공표하도록 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11월16일부터 32일간 실시됐으며 작년 10월말 민영화된 포항제철은 공기업 시절 부당내부거래 행위를 집중 조사받았다.

기업별 부당내부거래 규모는 한국통신이 4천3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은행 2천95억원, 한국전력 1천582억원, 포항제철 774억원, 국민은행 542억원 순이다.

이들 기업의 10개 자회사는 이같은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모(母)기업으로부터 696억원을 순수하게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한국통신에 가장 많은 3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에는 각 36억원, 국민은행에는 12억원, 주택은행에는 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의 조사결과, 이들 기업은 ▶수의계약을 통해 자회사에 용역을 위탁하면서 인건비를 높게 잡고 ▶같은 비용을 중복해 계산하거나 ▶공기업과 수의계약한 자회사가 그 계약을 싼값에 일괄 하도급을 줘 차액을 챙기는 등 다양한 수법을 사용해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이한억(李漢億) 조사국장은 '공기업들도 무보증 전환사채와 기업어음(CP)의 저리 인수, 콜자금 저리대여 등 30대 재벌들이 사용하는 고전적인 지원방법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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