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view &] 백화점 가면 대박 종목이 보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한국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한국에 왔던 그때를 돌이켜보면 지금 한국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최근 가장 흥미로운 광경은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공간에서 볼 수 있다. 혹은 젊은이가 모여 있는 커피숍에서도 이 광경은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유독 젊은 층에서만 목격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년층 역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악을 듣거나 비디오 콘텐트를 감상한다. 한국의 스마트폰 관련 기술의 발전은 서울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전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로 대표되던 1세대 SNS에 매료된 젊은 층은 10여 년이 지난 현재 페이스북·트위터 등과 같은 글로벌 SNS를 일상적으로 즐기고 있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는 관련 사업의 투자로 이어졌고, SNS 관련 산업은 물론 스마트폰의 진화와 스마트폰 사용자의 폭발적 증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행해진 SNS의 인기와 10대의 운전면허 취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1983년 69%에 달하던 17세 청년의 운전면허 취득률은 2008년 절반 정도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대도 마찬가지다. 83년 20대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면허증을 취득했다면 현재는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젊은이가 교통 정체 속에 머물게 되는 시간을 낭비라고 보고, 차라리 그 시간을 소셜네트워크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이는 운전이 소셜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즉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SNS 이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며 SNS의 발전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온라인상의 커뮤니케이션보다 운전을 더 상위 가치로 여기는 기성세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다.

 한편 방향은 다르지만 자동차와 SNS의 상관관계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는 곳이 있다.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중산층의 성장과 더불어 소비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 흥미로운 점은 자동차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 웨이보(微博)로 대표되는 SNS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세에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에서는 자동차와 SNS라는 두 산업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최근 몇 십 년 사이 중국의 경제 성장은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전례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다. 오랜 기간 아시아에 살며 아시아 국가의 성장 저력을 직접 목격했던 필자는 중국이 분명 두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교적 두 산업의 고속 성장을 이뤄낸 한국을 생각해보자. 한국은 자동차 산업에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 역시 연령층을 초월해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두 산업은 미국의 연구 결과와는 달리 한국인의 생활 속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뿌리내리며 동반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두 산업의 발전은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 자동차 주식이 오랫동안 인기를 끈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최근엔 SNS 관련 테마에 대한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최근 중국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자동차와 SNS 관련 테마는 향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며 누적 수익률 2700%라는 신화를 기록한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는 “백화점에 가면 대박 종목이 보인다”고 말했다. 사람의 관심을 끌고 구매를 이끌어내는 상품과 브랜드를 먼저 파악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일명 ‘라이프 스타일 투자 전략’에 주목했다. 이처럼 현상과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투자 기회를 찾겠다면 13억 소비인구의 중국이 주목하는 소비지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자.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