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올 노사관계 불안" 8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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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국내 기업들이 올해 가장 염려하는 것은 노사관계와 자금사정으로 나타났다. 노사관계는 지난해보다 훨씬 불안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체감 자금사정은 2년반만에 가장 어렵다는 지적이다.

◇ 대형.불법분규 급증 전망〓한국경영자총협회가 50대 대기업을 포함해 70개 기업의 인사.노무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20일부터 한달간 조사해 10일 발표한 '노사관계 전망조사' 에 따르면 올 노사관계는 지난해보다 '다소' (48.4%)또는 '훨씬' (35.5%) 불안할 것이라는 응답이 83.9%에 달했다.

분규 발생 가능성은 '대형.불법분규가 모두 늘어날 것' 이라는 전망이 62.9%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으로는 ▶구조조정 반발 및 고용보장 요구가 33.33%로 가장 많았고 ▶법제도 개선요구(25.0%)▶복수노조에 따른 세력재편(10.9%)▶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조직확대 투쟁(10.9%)▶임금 등 근로조건 상향조정 요구(10.3%)등을 꼽았다.

지난해 조사 때는 경기회복에 따른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및 근로조건 향상 요구를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았었다.

올해 인금인상(통상임금)수준은 ▶4~6% 수준(40.3%)▶1~3% 수준(27.5%)▶동결(16.1%)▶7~10%수준(12.9%)등으로 응답, 인상률 6% 이하가 67.8%에 달해 지난해(임금상승률 7.7%)보다 전반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체감 자금사정 악화〓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순위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분기 기업 자금사정 BSI(기업실사지수)는 83.9로 98년 3분기(99.3)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가 100 이상이면 전보다 호전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100 이하면 전보다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측은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올 1분기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약 13조원 규모) 상환 부담 때문에 이같이 나타난 것" 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경련이 10일 개최한 '2001년 경기전망 세미나' 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겠지만 전자.반도체.정보통신.조선 분야 등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작년에 크게 성장했던 자동차는 올해 다소 위축되고, 섬유.석유화학.정유 등은 하반기부터 회복해 작년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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