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브릭스 마켓은] 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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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인도 경제를 두고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에 투자한 이들은 경상수지 적자, 국가 재정적자, 유동성 부족 등을 특히 걱정한다. 이런 우려의 주요 원인은 인도 정부가 통화량 조절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적자 원인은 석유다. 석유 수입 때문에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주가도 하락한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도의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였다. 지금은 6.5~7%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성장률은 요즘 같은 세계 경제 환경에서 최악은 아니며 되레 적절한 상태로 보인다. 인도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의 잠재 성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소비시장은 2025년에 지금보다 2.5배 성장할 것이다. 세계에서 다섯째로 큰 소비시장이 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요인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첫째로 인구통계적 지표다. 인도는 젊은 나라다. 25세 이하 인구가 약 6억 명이다. 2020년 중국 인구의 평균 연령은 37세, 유럽은 49세인 반면, 인도는 20세다. 젊은층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또 노동자의 25%가 여성이고, 15세 이하 어린이가 3억60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의 여섯 배다.

 둘째로 1인당 소득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도의 1인당 소득은 10년 전에 비해 2.6배, 4년 전보다는 1.6배 높아졌다. 도시화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올해 인도 도시의 개수는 10년 전에 비해 두 배가 됐다.

 또 인도 인구의 68%는 여전히 농촌에 사는데, 농촌 지역의 산업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인도 농촌 GDP에서 농업의 기여도는 25%로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인도에 새로 들어선 공장의 75%가 농촌 지역에 세워졌다. 인터넷도 빠르게 보급된다. 인도는 1억25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중국(5억 명)과 미국(2억2000만 명) 다음으로 많다. 2015년께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인구는 물론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인도는 교육에 상당한 자원을 썼다. 팽창한 인구가 직업을 갖는 나이가 되면 적정한 숫자의 일자리가 반드시 생겨야 한다. 제조업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인다.

 인도는 최근 2년간 특히 투자 측면에서 ‘불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이미 강조했다시피 소비 증대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주식 투자의 관점에서 ‘저평가’라는 매력은 어려운 시기에만 온다. 시장에서는 항상 지금 발생한 사건에 너무 쏠려서 염려하곤 한다. 하지만 문제가 지속될 것인지, 잠깐 지나가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지금 인도 경제에 닥친 문제는 대부분 유가 급등의 결과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것이다. 일단 해결의 실마리만 보인다면 물가상승 압력이나 금리, 재정적자 등의 문제는 크게 완화되고 경제성장률이 좋아지면서 주식시장도 다시 상승세를 찾을 것이다.

고팔 아그라왈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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