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이한구 ‘박의 남자’ 투톱으로 박근혜당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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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황우여 의원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새 당 대표로 5선의 황우여(65) 전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1차 전당대회에서 그는 3만27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박근혜계의 핵심인 이한구 원내대표와 함께 투톱으로 당을 이끌게 됐다. 2위는 1만4454표를 받은 이혜훈(서울) 후보다. 이어 심재철(경기·1만1500표), 정우택(충북·1만1205표), 유기준(부산·9782표) 후보가 최고위원 당선권에 들었다.

 애초부터 박근혜계가 황 대표를 민다는 얘기가 파다했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판사 출신인 그는 1996년 이회창 신한국당 선대위원장의 영입으로 첫 금배지(비례대표)를 단 뒤 인천 연수에서 2000년부터 내리 4선을 했다. 그는 ‘어수룩해 보여도 당수(唐手)가 팔단’이라는 뜻의 ‘어당팔’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요란하게 판을 벌이진 않아도 내실 있게 일한다는 뜻이 담긴 말이다.

 공식적으론 중도파지만, ‘범박근혜계’로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가깝다. 지난해 5월 황 대표가 박근혜계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이명박계 안경률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게 당내 권력 이동(이명박계→박근혜계)의 신호탄이었다면, 이번에 황 대표가 당권을 쥔 것은 권력 이동의 완결판인 셈이다. 비박(非朴)계로선 심재철 후보가 지도부 진입에 성공해 견제구를 던질 수 있게 된 게 성과다.

 황 대표의 최대 과제는 대선 후보 경선이 뒤탈 없이 마무리되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현재 정몽준·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계 주자들은 완전국민경선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를 놓고 박 위원장과 비박계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황 대표는 당선 뒤 지도부가 박근혜계 일색이란 지적을 의식한 듯 “무슨 무슨 계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지양하고, 공정한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중립적 입장을 취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황 대표를 박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보는 비박계의 시각이 아직 강하다는 점이다. 당 일각에선 이로 인해 파열음이 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에겐 나라를 살리고 국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하·손국희 기자

◆황우여 ▶인천 ▶제물포고 ▶서울대 법학과 ▶사법시험 10회 ▶판사 ▶감사원 감사위원 ▶15·16·17·18·19대(인천 연수) 의원 ▶국회 운영위원장 ▶원내대표

지도부 구성 마친 새누리당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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