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 스님 "엄청난 핵폭탄이…" 추가폭로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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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종책모임까지 불똥이 튀었지만 이번 도박 파문의 진원지는 전남 장성 백양사의 주지 자리를 둘러싼 스님들 간의 세력 다툼이었다. 사건은 3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양사 방장(方丈·총림의 최고책임자) 수산 스님이 입적하자 현 주지 시몽(사진) 스님에 반대하는 승려들이 입적한 방장의 유시(諭示·타일러 가르치는 문서)를 들고 나왔다. 방장 유고 시 그 자리를 대신할 수좌에 지선 스님, 현직 주지 대신 진우 스님을 각각 추천했다는 내용이었다.

 도박 동영상에 찍힌 토진 스님과 의연 스님 등은 지선 스님과 무척 가까운 사이다. 이 때문에 시몽 스님이 자신의 자리를 탐낸 지선 스님을 견제하기 위해 토진 스님 등을 제물로 삼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14일 오후 시몽 스님을 전화 인터뷰했다.

 -스님이 도박 장면을 몰래 촬영한 배후라는 의혹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상대방이 때리면 맞는 쪽이었지 내 쪽에서 먼저 때려 본 적이 없다. 내 나이가 내일모레 칠십이고 종교인인데 그렇게 더티(dirty)하고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동영상을 폭로한 성호 스님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나는 그와 일면식도 없다. 그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대들었다가 승적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그를 알기는 하지만 전화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다.”

 - 그렇다면 몰래카메라는 누구의 소행이라고 보나.

 “나도 궁금하다. 신문을 보고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 나는 제주도에 30년간 틀어박혀 산 사람이다. 여기 돌아가는 분위기를 잘 모른다.”

 - 백양사 주지를 둘러싼 갈등은 왜 생긴 건가.

 “수산 방장이 3월 입적 전인 2월 하순 유시에 날인을 했다는데 내가 알기로 그때는 방장 스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그런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유시는 주지 자리를 탐낸 사람들이 조작한 거라고 본다. 하지만 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불미스러운 문제가 생긴 만큼 지금이라도 이번 갈등과 연관된 지선 스님 등이 백양사를 떠난다면 나도 미련 없이 절을 떠날 용의가 있다.”

 한편 도박 동영상을 폭로한 성호 스님은 “엄청난 핵폭탄이 있다”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몇 백억을 잃었다는 스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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