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먹는 콩나물, 콩과 구분하는 기준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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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계에서 한국인만 먹는다는 ‘국민채소’ 콩나물. 콩나물과 콩을 구분하는 기준은 싹의 길이다. 싹이 2㎝ 이상이면 콩나물, 2㎝ 미만이면 콩이다. 그런데 싹을 틔워 수입된 중국산 콩나물에 길이 2㎝가 안 되는 게 섞여 있다면 이건 콩일까, 콩나물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관세품목분류위원회 소속 민관 전문가 15명이 머리를 맞댔다. 콩이냐, 콩나물이냐는 꽤 민감한 문제다. 두 품목의 관세율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콩나물 관세율은 27%지만 콩(대두)은 무려 487%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관세품목분류위원회는 11일 회의에서 “싹 길이 2㎝ 이상인 콩나물이 총중량의 85% 이상이어야 전체를 콩나물로 분류한다”고 결정했다. 현실적으로 싹이 나지 않은 콩이 섞여 있을 수 있고, 이를 골라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2㎝ 미만인 콩을 전체 중량의 15%까지 허용했다. 오현진 관세청 사무관은 “수입되는 중국산 콩나물은 모두 세관이 샘플 조사를 해 이 비율을 지켰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국내에서 소비되는 콩나물은 총 6만t이다. 하지만 한국의 콩나물 자급률은 20%가 채 안 된다. 나머지 5만t 이상은 중국산 콩을 수입해 싹을 틔우거나 아예 중국에서 싹을 틔운 뒤 수입한다. 관세청은 “ 이번 결정이 식탁물가 안정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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