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 열기로 증시 후끈

중앙일보

입력

연초 주식시장이 투자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일 개장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금리인하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좋지 않은 뉴스도 아랑곳 없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2.83포인트(4.09%) 오른 580.85를 기록, 58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62.52로 1.01포인트(1.64%) 상승했다.

이로써 종합주가지수는 올들어 4일간 15.1%, 코스닥지수는 18.9% 뛰었다.

장세 견인차는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5일 다시 4천5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연초 4일간 주식 순매수량이 1조원을 훌쩍 넘었다.

팔기에 치중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장세가 예사롭지 않자 상한가에라도 주식을 되사들이는 주문을 내기에 바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주식시장이 유동성 랠리에 들어섰기 때문에 상승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 으로 내다보고 있다.

◇ 매물벽 돌파〓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거래가 몰렸던 종합지수 550~560대 매물벽을 넘어선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매물 저항대를 상향 돌파한 만큼 상승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 이라며 "일단 지수 620대까지 도달한 후 조정국면에 들어설 전망" 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조정이 좀더 빨리 시작될 것이란 게 金팀장의 예상이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 부장도 "재료 이전에 돈의 힘으로 장이 움직이는 유동성 장세의 양상이 뚜렷해졌다" 며 "미국 증시가 폭락 충격만 보여주지 않으면 적어도 1월 한달간은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 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예상밖의 큰 폭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경제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 이라며 "미국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국내 증시에 제동을 걸게 될 것" 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 왕성한 외국인 매수〓외국인들이 순매수 행진을 얼마나 이어갈지가 향후 장세의 핵심 변수다. 주식시장의 매물벽을 쉽게 돌파한 것도 외국인들의 공로였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들이 올들어 4일간 무려 1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뜻밖" 이라며 "무엇보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해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싸졌다는 점이 외국인 러시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고 풀이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들은 미국 증시가 떨어져도 국내 증시에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며 "외국인들도 단기 수익률 게임에 돌입한 만큼 당분간 순매수를 계속할 것" 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외국인들은 국내 유동주식의 50%를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 사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이라며 "외국인들도 치고빠지는 단타매매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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