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비' 증시 주변 웃음꽃 만발

중앙일보

입력

`오랜만에 단비를 맞은 기분이다'

이른바 `뉴욕발 호재'를 등에 업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4일 개장과 동시에 폭등세를 연출하자 증시 주변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지난 연말 `산타랠리'를 학수고대했지만 물거품이 되어버린 때문인지 새해들어 일각에서 `새출발'을 강조했는데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증시관계자들도 이제는 지수 700선을 들먹이며 `1월랠리'를 말하는 등 한결같이 밝은 표정들이다. 바야흐로 서울증시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느껴지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곳곳에서 이번 폭등세의 배경을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를 저울질했다.

이들은 서울증시 폭등세는 물론 미국증시가 직접적으로 촉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가슴 졸이며 기다려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조치가 전격적으로 단행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그만큼 상승시켜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서울증시의 폭등세가 모두 `미국발 축포'에서만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내적인 변수들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경기 부양의지를 강조하고, 실제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각종 대책을 내놓은 것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국제 유가의 안정세, 국내 은행권 구조조정 추진, 노동계의 동향, 여야 영수 회담 성사 등 그동안 국내 증시를 억누르던 여러가지 변수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시관계자들은 이번 폭등세가 적어도 1주일 이상은 여운을 남길 것이고 결국 `1월랠리'를 현실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국내외 동향을 감안할 때 금융주와 건설주가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들떠 있을 때가 아니다"면서 "정부의 개혁작업이 약속대로 실천되고, 금융권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시장의 신뢰가 확고해지기 전에는 신중한 투자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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