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운운하는데 종미가 훨씬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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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당권파 핵심 인물인 이석기(비례대표 2번·사진) 당선인이 11일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한국 사회에서 종북(從北) 운운하는데, 종미(從美)가 훨씬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백씨가 “종북파의 몸통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어떠냐”고 묻자 “종북이란 표현 자체가 불쾌를 넘어 모욕”이라면서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북한 핵과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끝내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단지 “북한 문제를 선과 악의 2분법적 문제로 보는 건 반대한다. 어떤 게 남북 화해에 도움이 되는가로 본다”고만 했다. 백씨가 “북한 핵과 인권을 비판하는 것이 선과 악의 문제로 접근하는 거냐, 국회의원이 돼서도 계속 그렇게 답할 거냐”고 묻자 “당의 정책과 노선에 따라 당의 방침에 충실할 생각”이라고 피해갔다. 북한과 연결된 민혁당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 당선인은 “북한과 연결된 적이 없다. 재판 과정도 그렇고, 시작과 끝을 인정한 바 없다”면서 “(국회에 들어가면)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또 “재벌 해체가 맞다. 재벌이 주도하는 경제체제는 끝이 났다”며 “한국은 분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남북의 관점에서 경제를 다시 접근해야 할 대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백씨가 ‘재벌 해체 방법’을 묻자 그는 “1%가 안 되는 총수가 전횡한다. 계열사를 쪼개야 한다”고 말했다.

 ‘종북보다 종미가 문제’라는 이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선 야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종미라는 생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 했다. 통합진보당 비당권파 관계자는 “종미 쪽은 솔직한 편이지만 종북 쪽 은 그렇지 못한 면이 있다 ”고 꼬집었다.

강인식·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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