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베세토” 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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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옮겨오고 있음을 느낀다.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 등 인구뿐만이 아니라 GDP 세계 2위와 3위가 있고 세계 10대 경제국이면서 가장 역동적인 한국이 있다.

위치로 볼 때 동아시아의 중심도시는 단연 한국의 서울이다. 중국과 일본의 수도인 베이징(北京)과 도쿄(東京)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전후의 거리이다. 그리고 중국 및 일본의 두 번째 도시인 상하이(上海)와 오사카(大阪)도 서울에서 2시간 전후의 비행거리에 있다. 이뿐 아니라 서울에서 2시간 전후의 비행거리를 콤파스로 그리면 인구 수백만의 도시가 수없이 들어온다.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접점으로 서울은 한반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한국의 서울은 글자 그대로 “동아시아의 서울(京)이다”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 한다. 중국의 베이징은 북쪽에 있는 서울이라는 의미이고 도쿄는 동쪽에 있는 서울이라는 뜻이다. 사실 베이징은 북위 40도에 위치하여 한국의 서울보다 북쪽이고 도쿄는 동해를 건너 가야하는 서울의 동쪽이다. 모두 서울(京)을 중심으로 북쪽의 서울(北京) 그리고 동쪽의 서울(東京)처럼 보인다.

주원장이 세운 중국 명(明)나라의 수도가 지금의 난징(南京)으로 결정됨에 따라 원(元)의 수도였던 다뚜(大都)를 베이핑(北平)으로 불렀다. 베이핑은 북쪽(元)을 평정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조카 건문제(建文帝)를 쫓아내고 황제가 된 명의 3대 황제 영락제(永樂祭)가 베이핑으로 천도함에 따라 베이핑이 베이징(北京)으로 바뀐 것이다.

일본의 본래 수도는 교토(京都)이다. 명치유신(明治維新)으로 천황이 당시 최고 실력자인 쇼군(將軍)의 지위에 있던 도꾸가와(德川)의 세력을 몰아내었다. 천황이 에도(江戶)에 있는 도꾸가와의 거성(居城)을 황궁으로 삼고 천도를 하였다. 그리고 교토의 동쪽인 에도를 도쿄(東京)라고 고쳐 지었다.

베이징 서울 그리고 도쿄의 영문철자를 줄여 “베세토”라는 말이 나온지 오래 되지만 세 도시의 교류가 아직 미미하다. “베세토”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중심에 있는 서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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