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메이저리그 10대 뉴스

중앙일보

입력

다사다난했던 새천년의 첫 해가 저물고 있다.

더불어 올해로 125년(내셔널리그가 창립된 1876년을 기준)을 맞이한 메이저리그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시즌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메이저리그의 10대 뉴스를 꼽아보는 시간를 마련했다.

1.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

당초 뉴욕 양키스의 우승을 장담했던 이는 거의 없었다. 양키스는 지난 2년동안 월드시리즈를 4연승으로 끝내버린 공포의 팀이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최대 고비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양키스는 혈기왕성한 오클랜드를 맞아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리그 챔피언십에 도전할 기회를 따냈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다시 한 수 위의 전력이라던 시애틀 매리너스를 제압했다.

양키스는 44년만에 '지하철 시리즈'로 치뤄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메츠를 격파함으로써 '전통'의 무서움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통산 2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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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천만달러 연봉시대 개막

'걸어다니는 대기업' 알렉스 로드리게스(25)는 2억5천2백만달러라는 사상 최고액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합병했다.

이로써 빅리그 최고연봉은 1980년 놀란 라이언이 1백만달러의 벽을 허문지 불과 20년만에 그의 25배인 2,520만달러로 상승했다. 또한 매니 라미레스(28, 보스턴)의 가세로, 이제 2천만달러는 특급연봉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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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

부자구단들의 선수독점현상이 심화된 한 해였다. 양키스는 총연봉 1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된 반면, 미네소타 트윈스의 연봉총액은 양키스의 6분의1인 1천6백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샐러리캡의 도입과 선수 보상제의 추진을 천명했지만, 과연 선수노조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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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대 교체

지난 몇년동안 정체됐던 물갈이가 완벽히 이루어졌다. '영원한 강자'로 여겨졌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가 쇠락의 길을 걸은 반면, 시카고 화이트삭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애틀 매리너스 같은 젊은 팀들이 새로운 강호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 몬트리올 엑스포스, 캔자스시티 로열스도 비교적 성공적인 팀재건을 진행시킴으로써 빅리그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줬다.

5. 애틀란타, 9년연속 지구우승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다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패권을 차지함으로써, 91년부터 9년연속 지구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파업으로 중단된 94년 제외) 이 기간동안 애틀란타가 올린 승수는 무려 901승.

그러나 애틀란타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이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패퇴함으로써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 징크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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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새구장 러시

지난해의 세이프코 필드(시애틀)에 이어 올해는 퍼시픽 벨 파크(샌프란시스코), 엔론 필드(휴스턴), 코메리카 파크(디트로이트)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각 구단들이 새구장의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까닭은 관중 유치 때문. 최신식의 새구장을 갖게 되면 관중 동원이 수월해질 뿐더러 입장료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각 팀들은 13%에서 60%사이의 짭짤한 관중 상승 효과를 봤다.

7. 멈출줄 모르는 쌍두마차

방망이가 맹위를 떨치는 타고투저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의 '양 어깨' 페드로 마르티네스(29, 보스턴)와 랜디 존슨(37, 애리조나)의 기세는 여전했다.

지난해 각 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차지했던 이들은 다시 압도적인 표차로 경쟁자들을 누르며, 최고의 투수임을 증명했다.

◇ 관련기사 : 외계인의 메이저리그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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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먹을 것 없었던 잔치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의 합세로 그리피,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간의 치열한 3파전이 기대됐던 내셔널리그의 홈런 레이스는 싱겁게 끝이 났다.

무릎부상으로 89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 맥과이어는 지난해의 반수에 불과한 32개에 그쳤고, 그리피 역시 환경 적응에 실패하며 40개에 머물렀다. 한편 50개의 홈런을 날린 소사는 3년연속으로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내셔널리그 타자가 됐다.

9. 4할 도전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종적을 감춘 4할 타자.

토드 헬튼(콜로라도)과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는 1980년 조지 브렛(.390) 이후 20년만에 '꿈의 4할'에 도전했지만, 결국 분루를 삼키고 물러났다. 특히 헬튼은 9월초까지 3할9푼대를 유지하며 4할 입성을 눈앞에 두었지만, 시즌 막판 극심한 슬럼프로 대기록 달성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 관련기사 : 테드 윌리엄스의 마지막 4할

10. 사사키 신인왕 등극

일본인 투수 사사키 가즈히로(32, 시애틀)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37세이브로 신인 최다세이브 기록을 경신한 사사키는 이미 일본프로야구에서 2백 세이브를 올린 사실상의 베테랑.

95년 노모 히데오에 이어 두번째로 일본인 신인왕이 된 사사키 덕분에 빅리그에는 일본 열풍이 불었고,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신조 쓰요시(뉴욕 메츠)가 새롭게 미국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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